돌아온 당당女 화려한 싱글잔치 중MBC '내 이름은 김삼순'서 이혼녀로 인기몰이실제 이혼 아픔 딛고 원숙하고 맛깔난 연기 펼쳐

[스타 줌인] 탤런트 이아현
돌아온 당당女 화려한 싱글잔치 중
MBC '내 이름은 김삼순'서 이혼녀로 인기몰이
실제 이혼 아픔 딛고 원숙하고 맛깔난 연기 펼쳐


20대를 벗어난 지 꽤 세월이 흘러 30대의 세계에 충분히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이아현(34). 30대 초반에 돌아온 싱글이라는 의미의 ‘돌싱’이 유독 많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일까. 그는 MBC드라마 ‘그 여자네 집’의 이혼녀 정 선생에서부터 ‘내 이름은 김삼순’의 너무나도 당당한 이혼녀인 삼순이 언니 이영 등까지 유독 이혼녀 역을 많이 맡으며 각종 드라마의 감초역할을 해왔다.

특히 시청률 40%를 훌쩍 뛰어넘은 국민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의 이혼녀 이영 역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혼 이력에도 불구,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더욱 당당한 모습을 발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그런 이영의 도발적 행동이 방영된 장면은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동생 삼순이 근무하는 레스토랑의 주방장 현무(권해효)를 만나 그의 청대로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고 되려 현무에게 돈 10만원을 준 부분이다.

이에 대한 이아현의 입장은 뚜렷하다.“여자들이 남자들의 성 놀잇감으로 종속되어 왔던 우리나라 사회 풍토상 여성들이 통쾌해야 할 부분이에요. 실제로 그 장면이 방영되자마자 수많은 여성분들로부터 그런 답을 들었죠.” 이어서 “우리나라에 안 자보고 결혼하는 여자가 얼마나 되냐”고 당돌하게 반문한다. “드라마는 시대가 변화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잖아요. 감독님은 단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경쾌함과 코믹함을 살렸다고 봐요.”

그러면서 이 드라마가 공중파 방송에서 내보내기에는 너무 야하고 특수한 사람들의 얘기를 다룬 것 아니냐는 주위의 평가에 아쉬워했다. “우리나라 국민은 성에 대한 이중적 시각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어요. 실상을 알고 보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외국 못지 않게 개방적인데도 말이죠. 그 부분을 감추려 드는 데서 이중성이 비롯된다고 봐요. 있는 그대로를 탁 터놓고 양성화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아현은 극중 이영과 얼마나 닮았을까. 이에 대해선 “하지만 나도 알고 보면 한국 여자”라며 말꼬리를 내렸다. “이영은 저보다는 훨씬 자유분방한 듯해요. 저는 사랑이 전제된 상태가 아니라면 성관계는 불가능하다고 보거든요.”

형제애 돈독한 속깊은 사람
절대 지고 살지 않는 화끈한 성격인 이영은 극중에서 동생 삼순에게 거침없는 충고를 해대도 삼순을 무척이나 아끼는 언니다. 실제로는 3녀 1남 중 셋째 딸인 이아현은 극중 이영이 동생 삼순이를 생각하는 것처럼 남동생과 친밀한 우애를 과시한다. 그러나 그 표현방식은 좀 다르다. “이영은 직선적이라 동생에게 충고하면서도 상처를 건드리잖아요. 저는 동생이 다칠까봐 마냥 애지중지해요.” 남동생이 미국에 있는 관계로 자주 보지 못해 더욱 애틋한 느낌이 든다는 이아현의 남매애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어 “이영은 겉은 사납지만 속정이 깊은 사람이죠. 원래 표면적으론 틱틱대는 사람이 속정이 깊다고 하잖아요”라며 이영의 면모를 추켜세웠다.

그는 어머니 자옥에게 맞는 연기를 하다가 진짜로 맞아 생긴 혹 때문에 곤혹을 치렀던 에피소드를 전하면서도 마냥 즐겁다는 투다. “촬영장은 늘 화기애애해요. 좋은 작품을 만나서 행운이죠”라며 마냥 뿌듯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를 행복하게 하는 건 이 뿐이 아니다. 지독한 악녀로 나오는 SBS드라마 ‘온니유’의 고공행진도 그를 들뜨게 한다. 극중에서 남동생과 그의 애인을 떨어뜨려놓기 위해 어떤 것도 불사하는 색깔강한 악녀 ‘한이경’역으로 열연하고 있다.“한이경은 한마디로 말하면 못됐죠. 저는 착하려면 완전히 幣構?못 되려면 완전히 못 된 역할이 맘에 들어요. 악녀를 맡았을 때 받게 되는 비판도 개의치 않고요.”

이게 바로 연기경력 10년의 내공이랄까. 이젠 드라마 속 연기를 실제 자신의 모습인 줄로 착각하며 마구 욕을 퍼붓?네티즌들을 보며 묘한 쾌감까지 얻게 된다.

그간 연기자의 모습으로 걸어온 길엔 숱한 도전과 성공 혹은 실패가 있었다. 그에 따라 어느 정도 변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30대가 되니 도전할 때 생각이 많아져요. 모험보다는 안정을 꿈꾸게 되고요. 그래서 지금은 좋은 남자 만나는 것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됐어요.”일에 대한 자존심을 굽힐 줄 모르던 20대의 그였다면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

그러나 지금도 20대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성실하고 욕심이 많다. 실전에서 자신의 몫을 챙겨나가면서도 틈틈이 공연예술에 대한 이론적 공부를 하며 연기의 내공을 길러오고 있다. 이아현은 “미국 유학길은 잠시 미뤄두고 당분간은 영화, 드라마를 통해 연기경험을 계속 쌓을 계획”이라며 똑부러지게 말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각종 드라마에서 감초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그를 보며 앞으로도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또 다른 맛깔난 연기를 기대하게 되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홍세정 기자


입력시간 : 2005-07-22 10:53


홍세정 기자 weekly7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