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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줌인] 영화배우 이영애
"내 냉혹함에 나도 섬뜩했어요"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돌변
'욕심과 모험'이 빛난 아름다운 배우






천사와 마녀가 교차한다. 10여 년 전 CF를 통해 얻은 ‘산소 같은 여자’라는 닉네임이 여전히 어울리는 ‘친절한’ 이영애(34). 그녀에게서 마녀적 속성을 보는 건 무척이나 낯설다.

하지만 7월 29일 개봉하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 제작 모호필름)에서 유아살해범의 누명으로 13년 간 복역 후 출소해 냉혹한 복수를 펼치는 금자 역을 맡은 그녀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생글생글 웃으며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빨리 죽어”를 외치는 가 하면, 족히 열 살은 차이가 날 것 같은 어린 남자와 섹스를 한 뒤 “난 괜찮았는데 넌 어땠니?”란 대사를 천연덕스레 내뱉는다.

“우리가 잘 아는 이영애는 교도소 장면에서 금자가 보이듯이 생글생글 웃는 친절한 모습인데 그런 것이 연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박찬욱 감독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금까지 이슬만 먹고 살아온 것 같은 천사 같은 이미지를 지켜온 이영애가 ‘복수의 화신’이라는 파격적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18일 용산CGV에서 열린 시사회 뒤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만난 이영애는 그 답을 “배우의 욕심과 모험”에서 찾았다.

“드라마 ‘대장금’이 잘 됐지만, 배우로선 더 다양한 모습으로 거듭나고픈 목마름이 있었어요. 제 이미지를 좋아했던 분이라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배우로서 그 동안 한 단계씩 성장해온 이영애를 지켜본 분들이라면 제 선택을 존중해 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역시 톱스타다운 자신감이다. “(관객들이)이영애 진짜 성격이 저럴까 생각이 안 들게 작품에 몰입했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 생년월일: 1971년 1월 31일
* 신체: 165cm · 48kg
* 혈액형: AB형
* 출연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봄날은 간다(2001), 선물(2000), 공동경비구역 JSA(2000), 인샬라(1996)

하지만 극 중 교도소 안에서 살인을 저지를 만큼 대담한 캐릭터는 놀랍게도 현실의 이영애에게서도 살짝 엿보인다. “권총 쏘는 장면에선 실제로 큰 소리가 나서 씩씩한 남자 배우들도 놀라서 눈을 질끈 감는데, 안 그런 배우는 이영애가 처음”이라고 박 감독이 평할 정도였다.

선한 그녀의 얼굴에 마녀적 성향을 불어넣는 건 독특한 화장법이다. 피를 연상시키듯 눈가를 붉게 물들인 메이크업이 눈길을 끈다. “처음엔 너무 놀랐어요. 그런데 저를 빼고는 다들 좋다고 하시는데 제 고집만 부릴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작품에 깊이 빠져든 나머지 “더 하자”고 졸랐더란다.

제빵 기술 배워 동서양 음식 섭렵
요리와도 인연이 깊다. ‘대장금’에서 임금님의 수라를 맡아 전통 음식 붐을 일으켰던 그녀가 이번에는 케이크를 들고 나타났다.

교도소에서 제빵 기술을 배워 출소한 뒤 제과점에서 일을 하며 복수를 준비하는 것. 동서양의 음식을 두루 섭렵한 셈이다. 극중에서 그녀가 만들어 파는 케이크는 실제 모 제과점에서 ‘친절한 케이크’와 ‘금자씨 케이크’로 출시된다. 연기 외 음식에도 탁월한 재능이 있는 걸까.

“수월하게 했어요. 연기하니까 배워야겠다가 아니라 그저 과정을 재미있게 받아들였으니까요.” 요리도 연기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진지한’ 말투다.

영화계에서 소문난 ‘성실파’답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 ‘한번 더’ ‘성실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한 이영애와 지난해 ‘올드보이’로 칸느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박 감독이 뭉쳤다는 것만으로도 ‘친절한 금자씨’는 하반?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봄날은 간다’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그녀에게 흥행에 대한 부담도 제법 클 법 한데, 이영애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고 기대해줘서” 오히려 행복했단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금자는 정말 어떤 사람이었을까 궁금해 하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소박한 바람(?)을 내비치던 그녀는 그러나 이내 영화에 대한 강한 애착을 엿보인다.

‘친절한 금자씨’는 익히 알려졌다시피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에 이은 박 감독의 복수 3부작 완결편이라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하는 잔혹함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영애가 말하는 ‘친절한 금자씨’는 보다 상냥하다.

“잔인할 것 같다고 걱정 안 하셔도 돼요. 한 마디로 재미있는 영화예요. 요즘 한국 영화가 침체기인데 많이 사랑해주셔요. 한국에서 사랑 받아야 밖(해외)에 나가서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배현정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 2005-07-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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