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진짜 좋아해야 빠질 수 있는 것 아닌가요?안방 극장서 필레이 보이 변신한 괜찮은 남자, 촬영 시작하자 술도 삼가고 연기에 푹~

[스타줌인] 가수 이현우
진짜 진짜 좋아해야 빠질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안방 극장서 필레이 보이 변신한 괜찮은 남자,
촬영 시작하자 술도 삼가고 연기에 푹~


“사랑은 길어야 6개월이라고 결혼한 사람들은 말하죠. 하지만 6개월이 아니라 단 1주일이라 해도 좋아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어야만 시작할 수 있어요.”

가수 이현우(38). 그는 사랑지상주의자다. ‘내일 모레’ 불혹을 바라보는 데도 꼭 갓 스무 살 청년 같다. 그것도 여전히 꿈을 먹고 사는 가슴 뜨거운 청년.

그래서 결혼에 대해 수없이 생각하고, 계획도 많이 했지만 아직 싱글이다. 그런 그가 KBS TV 새 월화 미니시리즈 ‘웨딩’(극본 오수연, 연출 정해룡)으로 결혼 판타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웨딩’은 순수하고 서정적인 필치로 이름난 ‘가을동화’ ‘겨울동화’의 작가 오수연이 결혼 생활이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특유의 맑은 환상곡으로 연주해나갈 드라마. 이현우는 결혼생활의 해답을 구하기 위해 기존의 스타일을 파격적으로 허물었다. 그가 맡은 역인 외교관 서진희는 세련된 매너의 플레이 보이다. 사랑보다는 자신의 일과 야망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며, 절친한 후배 승우(류시원)가 사랑하는 여자 윤수(명세빈)를 가로채는 냉정함도 보인다.

“바람기 많고, 사랑과 섹스는 별개라고 생각하는 그런 부류의 남자예요. 이제까지 드라마에서 연기해온 ‘키다리 아저씨’와는 많이 다르죠.”

극중 부잣집 철부지 공주 세나(장나라)와 외교관 승우는 중매결혼하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사랑을 그려나간다면, 그가 연기하는 진희와 윤수 커플은 꿈 속의 로맨스가 일상으로 변화하는 연애결혼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그는 “연애결혼이나 중매결혼이나 일장일단이 있죠”라고 일단 운을 떼지만 이내 “집안에서 하도 성화가 심해 선을 한 번 봤는데 마음에도 없는 예의를 차린다는 게 불편했다”며 슬쩍 사랑중심 결혼관을 내비친다.

“결혼은 아무것도 모를 때 해야 하는 것”이라는 이현우. ‘생각이 많아’ 결혼엔 골인하지 못했지만, 연기자로선 꽤 성적이 좋다. 그 동안 MBC TV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결혼하고 싶은 여자’와 영화 ‘S다이어리’ 등 히트작에만 연거푸 출연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1년에 한 작품 이상 출연하는 것은 본인에게 무리”라고 선을 긋는다.

“아무리 시간이 흐른다고 제가 최민식 같은 연기자가 되겠습니까?” 겸손한 것일까, 아니면 용감한 것일까. 주저 없이 “연기는 노래를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인다. “‘엑스맨’같은 오락프로그램에서 바보짓 하는 것보다 낫잖아요. 가수들이 음반 홍보를 위해 오락프로그램에 나가서 말뚝박기하고 떡 먹기 게임 따위를 하는 현실이 서글프죠.”

역시 색깔이 뚜렷한 가수다. 1999년 발표한 ‘꿈’으로 가수로선 일찌감치 톱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드라마에 출연하는 각오는 그저 “옥의 티는 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한걸음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촬영을 앞두고는 평소 좋아하는 술도 줄이고 마음도 가다듬었다. “얼마 전에 타이틀을 촬영했는데 춤을 추는 장면이었어요. 예전 같으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춤 춘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을 텐데 눈을 딱 감고 해냈죠.”

상대역 명세빈에 대한 믿음은 연기에 자신감을 더해준다. “이전에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 호흡을 맞췄던 분이라 특히 다행이에요. 탁하지 않은 투명한 점이 매력이죠.”

8월 2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이현우는 설레인다. 그는 “마냥 아름답고 동화 같은 결혼 이야기가 아닌 조금 더 현실적이고 심도 있는 결혼 이야기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늘 자장면 먹다가 가끔 탕수육 먹는 것과 같다”고 모처럼 연기에 임하는 부푼 기대를 드러냈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5-08-23 14:37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