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 소녀의 가슴에 별을 남기고…

[스타클릭] 남성그룹 god
뭇 소녀의 가슴에 별을 남기고…

“하늘을 볼 때마다 기억해 주세요.”

‘god The Last’라고 내건 문구를 보는 순간, ‘마지막’이라는 여운이 맴돌았다.

10월12일 오전 11시 한강 유람선에서 열린 선상 기자회견에서 인기 남성그룹 god는 사실상 해체 선언을 했다. ‘국민 그룹’이라는 영예의 칭호가 따라붙을 만큼 정상의 인기를 누려왔던 그룹 god. 슬픔과 충격일 게 분명한 ‘해체’라는 현실을 표현하는 자세가 너무도 담담하다.

아니 시종일관 밝고, 장난기도 엿보이는 여유로운 태도다. “기약 없는 긴 휴식이 될 것 같아요. 마지막이지만, 해체라는 표현은 쓰지 않겠어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반드시 다시 뭉치자고 약속했거든요.” 멤버들은 기자회견 내내 ‘약속’이라는 말을 거듭 되뇌었다.

“데뷔 후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 휴식을 취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요. 앞으로 각자 생활한 뒤, 더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팬들 앞에 서고 싶어요.”

박준형, 손호영, 데니안, 김태우, 윤계상 등 5명으로 구성된 god는 1999년 ‘어머님께’로 데뷔한 뒤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길’ ‘관찰’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 말 윤계상이 군입대를 앞두고 연기 활동을 위해 그룹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올해 말 손호영과 김태우 역시 군 입대의 의지를 밝힘에 따라 더 이상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김태우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저와 손호형은 군 입대를 할 것이고, 데니안은 라디오 DJ로 활동할 것이다. 박준형은 휴식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10월28일 발매하는 7집 ‘하늘 속으로’와 11월 열릴 콘서트 ‘god The Last’는 그래서 애틋한 아쉬움 속에 이들의 마지막 작품으로 남겨지게 된다.

7집 타이틀인 ‘하늘’의 의미에 대해 박준형은 “하늘은 god의 팬을 상징해요. 또 하늘처럼 어떤 모습으로 어떤 자리에 있든지 언제나 팬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라고 말했다.

god의 다른 음반들처럼 박진영이 총 프로듀서한 이번 음반에는 모두 14곡이 수록됐다. “마지막 음반인 만큼 god 1,2집 때의 신선함과 설레임 같은 느낌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데니 안의 말이 끝나자마자, 손호영이 말을 거든다.

“오랜 만에 가슴 뭉클한 감정도 느껴봤어요. 눈물도 글썽이면서 작업했죠.” god 멤버들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 듯 다소 상기된 표정이다. 그런 이들의 마음은 타이틀곡 ‘투러브’에도 고스란히 담겨졌다.

‘투러브’는 god만의 색깔이 강한 R&B 발라드곡이다. 슬픈 가사와 멜로디의 조화가 인상적이며, 웅장한 스트링 사운드가 이에 더해졌다. 특히 순정만화 작가로 유명한 강풀씨와 공동 작업으로 독특한 색채를 가미했다.

강풀씨가 만화를 완성하면 박진영이 음악으로, god가 노래로 표현하는 형식이라는 것. 사랑이라는 감정을 서로 다른 매체를 빌려 표현하는 작업이 결코 만만치는 않았지만, god 음악을 한층 더 감성적으로 표현하는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손호영은 “서로 다른 세 가지 장르를 조화시켜본 이번 앨범이 팬들에게 새롭고 특별한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음반에는 CD와 더불어 팬들을 위한 선물로 만화책이 수록된다.

god의 음악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마지막 공연인 ‘god The Last’에 대해 팬들의 기대가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 해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예매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공연 연출자인 유경진 감독은 “음악과 극적인 요소(뮤지컬), 관객과의 호흡 등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명품 콘서트’를 자신한다. ‘god The Last’는 11월10일부터 12월11일까지 올림픽 공원 내 올림픽 홀에서 관객과 마지막 교감을 나눌 예정이다.

멤버: 김태우(리드보컬), 데니안(랩), 박준형(랩, 리더), 손호영(보컬)

*윤계상 2004년11월 탈퇴

수상: 2001년 KBS 가요대상 대상 2002년 MBC 10대가수 가요제 10대가수상 2003년 코리안 뮤직 어워드(KMA) 올해의 가수상

데뷔앨범: 1999년 1집 앨범 ‘어머님께’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5-10-17 17:42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