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버리면 희망의 새 삶이 보입니다"

[인터뷰]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목사
"자신을 버리면 희망의 새 삶이 보입니다"

“사람들은 그렇습니다. 자기 의견과 생각, 그리고 마음에 맞는 것만 받아들입니다. 아이들이 먹는 것을 가지고 투정 부리고 편식하듯 말입니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를 무너뜨리면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던 것들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후의 삶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집니다.”

40여년간 각지의 교회, 교도소, 나환자 촌, 군 부대 등을 돌면서 ‘죄 사함을 받아 거듭나는 신앙’에 대해 설교하고 있는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61) 목사의 한결 같은 이야기다.

박 목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저명한 목회자다. 주일 설교는 중국어 스페인어로 동시 통역되고 있고, 미 일간지‘LA 타임스’에 영문으로 실리기도 한다.

외국에서 그의 설교가 불러일으키는 반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3월 페루에서는 한 메이저 방송이 나흘동안 저녁 7시 반에서 9시 반까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생중계할 정도로 박 목사의 설교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 외에도 57개국에서 그의 설교가 방송되고 있다.

이와 함께 86년 부산에서 설교한 내용을 책으로 옮긴 설교집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영어명 Born Again)’은 12개국어로 출간돼 한국에서만 50여만부, 중국에서 10만 부가 나갔고, 이런 추세로 본다면 100만부도 곧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책은 인간 자신이 새 사람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적은 설교집으로 한국에서 나온 설교집 중에서는 꽤 많이 팔린 셈이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미래의 주인공인 해외 젊은들에게도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해외 선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5년 한미연합 청소년 수련회를 모태로 창설한 국제청소년연합(IYF : International Youth Fellowship) 대회도 그 일환이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국제청소년연합(IYF) 세계대회의 비결을 묻자 박 목사는 이렇게 답했다.

“한 달도 채 안 되는 시간이지만, 자기 자신을 무너뜨리는 일만 하다 보면 변화는 자연스럽게 찾아옵니다. IYF는 20년 넘게 쌓아온 자신을 무너뜨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기 잡는 법만 알려줬으면 됐지, 거기서 더 뭘 가르치려 들겠습니까.”

IYF 세계대회는 전 세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젊음과 도전, 교류와 연합 등을 주제로 진행되는 행사다.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관광과 주요 산업시설 견학, 각국 민속문화 발표회, 명사 초청 강연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지구촌 젊은이들을 하나로 묶고 깊은 정신세계와 넓은 마음을 형성한다는 취지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단축마라톤과 병영체험, 체육대회 등도 곁들어진다. 지난 6월 열린 올해 대회에는 45개국 2,300명(한국인은 1,200여명)이 참가해 유례없는 성황을 이뤘다.

박 목사는 IYF대회를 거친 한국 젊은이들을 선발해 1년씩 해외로 파견,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해외파견’이라는 말만 듣고 그 다음 일을 상상하면 곤란하다.

“해외에 파견되는 모두가 도회지가 아니라 들판으로 나가고 정글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그들과 똑같이 생활합니다. 그래서 말라리아를 비롯한 온갖 풍토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이러니 현지 사람들이 안 좋아할 수 있겠습니까. 돌아올 땐 그 나라 사람들이 다 되는 셈이지요.”

자신을 무너뜨린 1년의 소득은 실로 대단하다고 했다. “아프리카 남동부, 탄자니아와 케냐 등지에서는 스와힐리어를 사용합니다.

배우기 어렵기로 소문난 언어죠. 그런데 우리 학생들은 거기서 두 달이면 대화를 합니다. 6개월이면 그 나라 말로 성경을 가르칩니다.

1년이면 현지민 수준의 말을 구사합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지로 어학연수나 유학을 1~2년 다녀와도 말 더듬는 일이 다반사인 걸 감안하면 대단한 일이죠. 교수들도 ‘너는 수업 안 들어 와도 되겠다’고 할 정도입니다.”

해외에서의 1년은 이들의 귀환으로 끝나지 않는다. 올해 처음 선보인 ‘컬쳐 2005’때문이다. 이들이 세계 각국에서 체득한 그 나라의 문화를 함께 소개하는 자리다.

첫 행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의 칠레관에서 열렸다. “우리가 해 준 건 자리 하나 마련해준 것밖에 없습니다. 행사의 모든 프로그램과 일정 등 알맹이는 각국에 파견돼 문화교류와 자원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대학생들이 채우게 됩니다. 수준도 여느 아티스트들을 뺨치는 수준입니다. 한국인들이 구현하는 그들의 문화와 말에 탄자니아, 우간다 등의 대사관 직원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주러 갔다가 받은 것이 오히려 더 많았다’는 반응을 보이자 박 목사는 내년에 올해의 배 정도 되는 450명을 해외로 내보낼 계획이다.

또 동양인 목사의 설교를 실은 적이 없다는 ‘LA 타임스’에 이어 내년에는 ‘뉴욕 타임스’에도 게재할 예정이다.

“제가 잘나고 똑똑해서, 그리고 특별한 철학이 있어서는 아닙니다. 이 역시 제가 제자신을 무너뜨리고 버렸기 때문에 생기는 일들입니다.”


정민승 기자


입력시간 : 2005-10-25 15:52


정민승 기자 ms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