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순씨, 전우회 명예회원서 진짜 해병으로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전역 후에도 ‘해병 전우회’를 통해 끈끈했던 전우애를 다지고 있는 대한민국 해병대. 남자들도 해내기 힘든 이 해병대의 전우회 명예회원으로 활동하다가 실제 해병대에 입대한 여성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경북 포항의 해병훈련단에서 부사관 임관을 앞두고 한창 땀 흘리고 있는 송석순(24)씨. 해병대 부사관 후보생 296기인 그는 2001년 입학한 대덕대 경찰행정학과에서 해병대 예비역 선배들과 함께 우연히 전우회 모임에 따라가게 된 것이 해병대와의 인연이 됐다.

이후 호기심 반, 관심 반으로 명예회원이 된 송 후보생은 해병대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각종 활동을 체험했다. 레펠, 스킨스쿠버 훈련은 물론이고 수시로 환경 정화활동에도 나서며 점점 해병대에 빠져들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해병대에 지원하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그 결심을 현실화하기 위해 몸 만들기와 체력단련으로 태권도 3단이 됐고, 수상인명구조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런 그에게도 해병대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2003년과 지난해 연속 고배를 마신 그는 대전 모 백화점 보안요원, 은행 창구 직원 등의 사회 경험을 쌓으며 차분히 입대를 준비했다. 세 번째 도전 끝에 비로소 입대가 허락됐다.

그의 좌우명은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라는 것. “많은 사람들이 해병대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바로 잡고, 여성들도 해병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게 포부다. 그는 이런 꿈을 안고 12월 중순에 임관한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