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격동 떡볶이 집 '먹쉬돈나' 김미정씨

서울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옛 경기고 터)이 있는 언덕배기에서 풍문여고로 내려오는 소격동 골목길 입구는 늘 교복차림의 여학생들로 붐빈다. 매콤달콤, 어린 학생들의 입맛을 유혹하는 조그만 떡복이 집, 라면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기 때문이다.

선재미술관, 화개이발관과 나란히 붙어 있는 떡볶이 집 ‘먹쉬돈나’는 이 골목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분식집이다. 가게 주인인 김미정(49)씨 역시 인심 좋기로 소문난 이 골목 유명인사다.

근처 종로구 팔판동에서 태어난 김씨는 이곳에서만 10년 째 떡볶이 장사를 하고 있다. 골목 안에 풍문여고, 덕성여중ㆍ고가 몰려 있고, 정독도서관이 바로 옆이라 분식집 하기에 이만한 목도 없다. 그래서 권리금도 수 천만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껏해야 5평 남짓 규모의 떡볶이 집이지만 하루 손님이 500명은 족히 된다. 하루 매출도 100만원 정도다. 그러나 김씨는 몇 년 전 잠시 이 골목을 떠났었다.

그 동안 모은 돈으로 대형 피자집을 열어 큰 돈을 만져보자는 욕심에서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피자집 문을 열자 외환위기가 터졌고 그대로 망했다. 결국 6년 전에 다시 고향 같은 이 골목으로 돌아왔다. 여전한 손 맛에 단골이 모이고 다시 일어섰다.

요즘은 학창시절 아련한 추억에 이끌려 온 직장인들과 일본인 ‘욘사마’ 관광객들도 주요 고객이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 것은 북촌지역에 ‘욘사마’ 촬영지가 있기 때문이다. ‘먹쉬돈나’를 소개한 일본의 잡지 표지가 입구에 붙어있다.

김씨는 가끔 지방으로 이사간 단골 손님들도 찾아온다며 자랑한다.

야채떡볶기, 치즈떡볶기, 해물떡볶기, 불고기떡볶기, 부대떡볶기 등 희한한 조합의 메뉴가 눈길을 끈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저녁 8시에 닫는다. 참고로 이 집 떡볶이 맛을 보려면 일단 10분 정도는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조신 차장 shinc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