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호 삼성에버랜드 조리장

초등학교 졸업장이 전부인 조리장이 낸 요리책이 대학 교재로 채택됐다.

신라호텔 주방장 출신의 한식요리 대가인 삼성에버랜드 양동호(53) 조리과장이 30년간의 현장 체험을 바탕으로 오산대 배영희 교수와 함께 쓴 ‘단체급식관리와 조리실습 워크북’이 오산대학교 조리식품학과 교재로 채택돼 사용되고 있다.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때 북한 미녀응원단의 식사 지원 총괄 등 이색적인 경력도 갖고 있는 양 과장은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한식 요리의 대가다.

뿐만 아니다. 국내 단체급식에서는 처음으로 단체급식의 매뉴얼인 ‘레시피’(약 1,000개 메뉴)를 만든 주인공이다. 레시피는 누가 만들더라도 같은 맛을 낼 수 있도록 각종 양념ㆍ재료 및 조리방법을 표준화한 단체급식 모델이다.

전남 영암 출신으로, 요리계 입문 배경이 유별나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먹고 살기 힘들어 집을 뛰쳐나온 게 이렇게 됐네요.” 그 시절 상경한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무작정’ 올라온 그는 고향선배가 일하던 레스토랑에서 뒤치다꺼리를 하다 요리에 취미를 붙였다. 이후 독학으로 한식 기능사 자격증을 딴 뒤 서울가든호텔, 신라호텔 등을 거쳐 한식요리의 최고봉에 올랐다.

‘테이스트 마스터(Taste Master)’를 맡아 삼성에버랜드가 운영 중인 400여 개 식당의 음식에 대한 평가와 조리 지도를 겸하고 있는 그의 주특기는 매운탕류와 곰탕을 비롯한 탕류. ‘조리에 살고 조리에 죽는다’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는 그의 꿈은 자신의 요리 인생을 담은 다양한 책을 쓰는 것이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