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 소통의 장 만들터"

“연극은 말로 할 수 없는 치유의 힘이 있습니다. ‘어우름’의 진실함이 관객들을 만져주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극을 통해 소통하는 기쁨을 맛보게 하고 싶습니다.”

중견 연극인 정혜승(52)이 장애인과 비장애인들로 구성된 극단 어우름을 만들었다.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창단 멤버로 참가한 장애인 배우는 지난해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에 출연했던 길윤배를 비롯하여 박찬용 길별은 김호빈 등 4명이고, 정필이 장영진 김성모 김민석 등 7명의 비장애인이 이들과 함께 한다.

정혜승 대표가 8월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 ‘코카서스의 백묵원’의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몇몇 장애인 배우를 만난 것이 창단 계기가 됐다. “그때 오디션을 보면서 장애인들이 얼마나 성실하게 노력하는지, 얼마나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지녔는지를 보게 됐습니다. 그들의 열정은 저를 부끄럽게 할 정도였어요. 1회성 공연이 아니라, 장애인이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소통하는 지속적인 장을 만들고자 창단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11월14일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에서 갖는 창단 공연 ‘어ㆍ우ㆍ름’은 충돌, 전쟁, 화합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 극이다. 가족이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현대인의 이기심이 어떻게 타인과의 갈등과 대립을 일으키는가를 보여주며, 이를 극복하고 어울려갈 수 있는 길을 마임을 통해 표현한다.

정 대표는 “장애인들이 몸과 소리만으로도 표현해내는 새로운 감동의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며 “가난한 연극인들이 의욕적으로 뭉쳤다. 쓰러져버리지 않도록 따뜻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극단 어우름은 14일 창단 공연을 겸해 후원의 밤 행사를 갖는다. 02-763-1355.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