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도움되는 '김대중의 삶' 살겠다"

중국집 배달원에서 스타강사의 반열에 올라 세인의 관심을 받으며 신지식인으로 불리기도 했던 ‘번개’ 김대중(40)씨. 남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살아온 그의 사기행각이 밝혀지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던 그가 다시 강단에 섰다. 2003년 여름 공문서 위조와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처벌 받은 지 2년여 만이다.

할머니 손에서 자란 김씨는 고교 중퇴 후 1986년 상경해 중국집 배달 일을 시작했고, 고대 앞 중국집에서 일하며 신속배달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장안의 명물이 됐다.

‘번개가 배달할 때는 주문하고 담배에 불을 붙이지 말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 이에 TV와 신문도 그를 주목했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과 열정을 인정 받아 ‘배달 철학’과 ‘서비스 정신’을 설파하는 스타강사가 됐다.

하지만 화려한 날도 잠시였다. 2003년 여름 그 동안 써온 조태훈이란 이름이 다른 사람 것을 훔쳐 쓴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인생은 막 내리는 듯했다.

“내 이름이 아니란 걸 먼저 밝혔어야 했는데 상황이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커져 바로잡기엔 이미 늦었더라고요.” 이후 2년여간 대인기피 증세까지 보이는 등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에게 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번개’의 인생역정과 서비스 철학을 담은 ‘오디오북’을 만들자는 제의였다. 이후 김씨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되찾았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에게 다시 강의 요청이 밀려들었다. 현재 김씨는 일주일에 3~4차례 전국을 돌며 강단에 서고 있다. 11월17일에는 ‘인적 서비스전문인협회’란 사무실을 열고 서비스 철학 전파도 본격화했다.

“경험을 중심으로 강의했지만, 마케팅 같은 전문 분야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해 좀더 체계적인 강의를 하고 싶습니다.” 이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정민승기자 ms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