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완벽한 사격술로 '탑건' 영예

최근 우리 사회에 강하게 불고 있는 여풍(女風)은 군대라고 예외가 아니다. 육ㆍ해ㆍ공 최전선에는 강인함과 사명감으로 중무장한 여전사들이 맹렬히 활약하고 있다. 그 중에는 남자 동료들을 제치고 출중한 임무 수행 능력을 발휘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공군 제5전술비행단 256전술비행대대 조종사인 이지영 중위(27ㆍ공사 51기)도 그런 여걸 중 한 명이다. 이 중위는 올해 공군 조종사들의 전투 실력을 평가하는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에서 여성 수송기 조종사로는 최초로 수상(공중투하 부문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것도 일선 수송기 비행대대에 근무한 지 1년밖에 안된 신참으로서 이룬 성취다.

이 중위는 같은 대대 최규환 소령(공사 39기)과 함께 짝을 이뤄 지상 200m 상공에서 시속 220㎞로 비행하며 540㎏의 화물을 목표 지점 1m 거리에 안착 시키는 완벽한 기량을 선보였다.

이 중위는 “자신감을 북돋워준 대대장님과 대대원들이 큰 힘이 됐다”며 우승의 영광을 동료들에게 돌렸지만, 주변에선 “쉬면서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등 평소의 성실한 준비가 최고 성적을 올리게 된 원동력”이라고 칭찬했다.

“마냥 하늘이 좋아 공군사관학교에 들어갔는데, 공사 시절 항공공학을 전공하면서 조종사의 꿈을 키워 왔어요.”

이 중위가 공군 조종사가 된 것은 이처럼 소박한 꿈에서 비롯됐지만 “병력과 화물의 안전한 수송에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강단 있게 말하는 대목에서는 어느새 보라매 제복의 잘 다려진 규율이 느껴진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