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가족과 함께 탈북, 위암으로 숨져

1994년 일가족 4명과 탈북, 귀순해 화제를 모았던 여만철씨가 2005년 12월17일 오후 6시 위암으로 숨졌다. 향년 59세.

압록강을 건너 중국 선양(瀋陽)과 홍콩을 경유해 입국한 고인은 북한 량강도 풍서군 출신으로 사회안전부 정치대학 졸업, 함경남도 함흥 사회안전부에서 18년간 근무했다.

귀순이후 서울 광진구의 방지거병원 총무로 근무한 바 있는 고인은 2001년 4월 사위 김상희(37)씨의 고향인 대구에 북한음식점 ‘하내비(할아버지의 함경도 사투리)’를 열어 운영하기도 했다.

2000년 뇌졸중으로 건강이 서서히 악화돼, 최근 검진을 받은 고인은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고, 이에 손 써볼 틈도 없이 세상을 등진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귀순 당시 신문들은 다소 상기된 표정의 가족들과, 눈물을 글썽이던 그의 귀순 소감을 “남조선땅에 도착했다는 흥분때문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으로 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출했다”라고 적었다.

유족으로 부인 이옥금(56)씨와 아들 금룡(29)ㆍ은룡(27)씨, 딸 금주(31)씨 등 2남1녀가 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