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벗는 하늘의 왕언니

국내 항공업계 최초의 임원급 스튜어디스인 대한항공 이택금(56) 상무가 인천~로스앤젤레스 왕복 비행을 끝으로 지난 27일 유니폼을 벗었다.

정년 퇴임이다. 1972년 스튜디어스로 비행기 트랩에 첫 발을 디딘 지 33년 만이다.

총 비행 기록은 2만6,214시간. 비행시간 50시간을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으로 계산하면 지구를 무려 524바퀴나 돈 것이다. 또 3년을 꼬박 하늘에서 보낸 셈이기도 하다.

한국외대 서반아어과를 졸업하고 1972년 공채 14기로 입사한 이 상무는 “지난 세월 동안 세계의 뒷골목을 구석구석 누비고, 갖가지 풍경들을 볼 수 있었던 스튜디어스 생활은 내게 행운이었다”며 “좋은 직업을 택한 데 대한 자부심으로 오늘까지 지루하지 않게 지내왔다”고 회고했다.

또 아직까지 독신인 이 상무는 “마땅한 사람이 없어 혼자일 뿐 독신주의는 결코 아니다”라며 “지금이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면 곧바로 결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점잖은 승객에게 좀 더 신경이 쓰이는 게 당연하므로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는 스튜어디스와 친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요즘 33년 간의 비행 경험을 담은 ‘여자로 태어나 대기업에서 별따기(가제목)’라는 책을 집필하는 등 퇴임 후 생활을 준비 중이다.


조신 차장 shinc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