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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소년가장 박현철군 공군사관학교 수석합격
역경 딛고 '파일럿 꿈' 이루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할머니(89)와 지체장애 2급인 아버지(54), 그리고 남동생(16ㆍ고교 1학년). 가족을 부양해야 할 열여덟의 어깨는 이렇게 무거웠다.

유일하게 생계를 꾸리던 어머니마저 시험을 1주일 앞두고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뺑소니 교통사고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파일럿의 꿈을 키워온 소년가장이 이 모든 역경을 딛고 공군사관학교에 수석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 인간 드라마의 주인공은 전남 목포 홍일고 3학년 박현철 군.

“경북 포항에서 혼자 지내며 생활비를 보내던 어머니가 숨지면서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생활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래도 컨테이너에서 살고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박 군의 집은 전남 해남군 화산면 바닷가에 있는 8평짜리 컨테이너. 6년 전 대구에서 이곳으로 이사했다.

고교 3년간 기숙사 생활을 해온 박 군은 극심한 정신적 충격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학업에 정진했다.

방과 후면 교무실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여러 선생님에게 모르는 것을 묻고 또 물어 실력을 키웠다는 게 담임 원정재(34) 선생의 설명이다.

홍일고 재단도 박군의 어려운 형편을 알고 3년간 기숙사 생활비와 장학금 등을 지원했다.

이번 수능에서 언어, 외국어, 수리탐구, 사회탐구 등에서 모두 1등 급을 받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둬 공사 전체수석의 영예를 차지했다.

문과반 1등을 놓치지 않던 박 군은 올해 대학입시에서 4년 등록금 전액을 면제 받을 수 있는 연세대 법학부 ‘한마음 전형’에도 합격했으나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조종사의 꿈을 위해 공사를 택했다.

박 군의 꿈은 파일럿이 돼 조국의 하늘만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어려운 처지의 학생들의 꿈까지도 지켜주는 것. “하늘에 계신 어머니도 대견하게 여기실 거라고 믿습니다.” 삶이 아무리 어려워도 그의 꿈을 꺾지는 못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입력시간 : 2006-01-0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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