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첸이흥 월드게임 조직위원장 방한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워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2009년 7월(16~26일) 대만의 제2도시인 가오슝(高雄)에서 열리는 월드게임(세계경기대회)의 첸이흥 조직위 위원장이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서 열린 스포츠 어코드 회의와 전시에 참석하고 대한체육회와 올림픽위원회 등 스포츠 관계자들과의 협의 및 홍보를 위해서다.

듣기에도 생소한 월드게임은 국제월드게임협회(IWGAㆍInternational world game association)주최로 4년마다 열리는 스포츠게임 제전. 올림픽에 채택되지 않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세계 도시를 돌아가며 올림픽이 열린 그 다음해에 개최된다. 2009년 대회는 런던, 뒤스부르크, 헤이그 등에 이어 8회째.

주요 종목은 에어로빅, 비치발리볼, 당구, 합기도, 볼링 이외에도 공수도, 터치볼, 코프볼 등 생소한 종목들까지 30여 가지에 이른다. 올림픽이 ‘더 멀리, 더 높이, 더 빨리’ 등 인간 체력이 한계를 시험하는 경연장인데 비해 월드게임은 ‘여가를 즐기는 스포츠’ 철학을 더 중시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대회가 3년이나 남았는 데도 벌써 조직위원장이 나서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 대회가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 종합스포츠대회로는 첫 대회이기 때문이다. “천수이벤 총통을 비롯, 중앙정부에서의 관심도 매우 큽니다. 가오슝 도시는 물론, 전 국민이 총력을 기울일 스포츠 이벤트로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첸 위원장은 “대회 개최를 위한 체육시설은 2008년 이전에 완공되거나 보수를 끝낼 예정이며 특히 4만여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종합운동장은 대규모 국제 경기장 및 레저스포츠 공간으로 꾸며질 것”이라고 자랑했다.

더더욱 가오슝시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인프라. 인구 150만명 규모의 가오슝은 한국의 부산에 해당하는 산업 항구도시로 대회 개최에 맞춰 지하철과 고속철도망을 내년가지 개통할 예정이다. 또 구간 열차와 버스, 경전철을 연계한 도시교통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첸 위원장은 “대회 개최로 가오슝이 얻을 경제적 효과는 3배 뛰어 오를 것”이라며 “대회를 계기로 가오슝도 국제도시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한국이 워낙 스포츠 강국이라 맞붙어 싸우면 대만이 역부족일 듯 싶습니다. 그래도 대만사람들 역시 한국처럼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뜨겁습니다.” 대만은 2005년 독일 대회에서 금ㆍ은ㆍ동메달을 각각 2개씩 따내는 호성적을 거뒀다.

“한국에 친구가 많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김종량 한양대 총장을 선배로 모시며 같이 공부도 했습니다. 국립중산대에서 경영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인 그는 이번 방한 기간 중에도 김 총장을 만나 우의를 확인했다. 첸 위원장은 “전통적으로 한국과 대만은 형제의 우의를 가지고 있다”며 “서로 배우고 돕는 관계를 꾸준하게 이어가고 싶다”고 당부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