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위대한 유산'서 코믹한 조직폭력배로 웃음과 카리스마 '선물'

김재원(26). 눈부신 미소의 여리여리한 꽃미남이 홍수를 이루지만, 누가 뭐래도 그는 ‘살인미소’의 원조다.

교복차림으로 해맑은 웃음을 짓던 MBC ‘우리집’의 앳된 얼굴이 그 이미지의 절반을 만들어냈고, MBC ‘로망스’에서 연상의 선생님과 사랑에 빠지는 고등학생 역할은 순수함을 도드라지게 했다. 지난해 중국 ‘톱TV시리즈 시상식’에서 해외 스타상을 거머쥔 한류 스타로서의 활약도 그 맑고 신비한 이미지에 힘입은 바 크다.

3일 첫 방송된 KBS 수목드라마 ‘위대한 유산’의 조직폭력배 현세 역시 그의 밝은 모습이 그대로 부각된 역이다.

“처음에는 조폭이라고 해서 무게 잡고 터프한 역인 줄 알았는데 촬영하다 보니 여지없이 망가지는 역할이에요. 사실 무게 잡는 건 저와 잘 안 어울리죠.”

‘위대한 유산’은 희망도 내일도 없이 거칠게 살아온 조폭이 어머니의 유산으로 유치원을 물려 받으면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 드라마. 극중 현세는 천방지축 여교사(한지민)에게 늘 골탕을 먹고, 유치원 어린이들에게까지 맞고 다닌다.

“어려서부터 경찰이 되려고 특공무술과 태권도 등을 배워뒀는데 이번에도 써먹지 못할 모양이에요. 대신 맞는 건 정말 실감나게 잘 한다고 감독님에게 칭찬을 들었습니다.”

알고 보면, 데뷔 전에는 이종격투기 경기에도 출전했던 ‘터프가이’. K-1 선수인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과는 4년 전 지인들의 소개로 만나 의형제를 맺기까지 했다. ‘준비된’ 액션 스타의 면모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 섭섭할 법도 한데 그는 전혀 서운하지 않은 듯하다. “원래 성격이 밝아서인지 즐겁게 망가지는 연기가 좋습니다.”

외모는 좀 변했다. 어려보이지 않기 위해 수염을 길렀고, 눈썹도 한껏 치켜올렸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의적. 첫 방송 후 드라마 게시판에는 “코믹하면서도 카리스마가 있다” “한결 성숙해지고 안정감 있다”는 호평이 줄을 잇는다.

‘살인미소’의 색채도 달라졌다. “아이들 때문에 어이없어 웃는 경우가 많아요. 함박웃음이 아닌 야비한 웃음이죠.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나름대로의 주관은 뚜렷한 편. 운동을 같이 하던 친구 중에 실제로 조폭이 된 사람도 있지만, 조폭 캐릭터의 모델로 삼지는 않았다. “캐릭터 표현을 위해 주변의 비슷한 인물을 찾지는 않아요. 대신 대본을 열심히 읽습니다.”

생년월일: 1981년 2월 18일
키: 182㎝ 체중: 71㎏
혈액형: B형
가족사항: 1남1녀 중 막내
데뷔: 2001년 SBS 시트콤 '허니허니'
취미: 영화보기, 음악듣기, 운동
특기: 태권도, 쿵후, 합기도, 우슈, 특공무술
별명: 슈거보이, 살인미소
출신학교: 상명대학교 연극과 -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한류 스타로서 해외 속 ‘한류’의 미래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래서 그는 올 봄에 아예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한류문화학과에 입학했다. 한류를 좀더 깊이 알기위해서다.

“우리 배우들이 한류의 일방적인 수혜자에 머문다면 지속적인 한류 열풍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한글날에는 일본 오사카 축제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가 가슴 찡한 경험도 했다. “재일교포 할머니들이 눈물을 흘리며 등을 두드려주시더라구요. 고맙다면서요. 배우로서 한류에 대해 또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유사 캐릭터를 반복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색깔 뚜렷한 배우가 되는 게 김재원의 꿈이다. “주성치 하면 코믹영화가 생각나는 것처럼, 제가 나온다고 하면 어떤 작품인지 말 안 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색깔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