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복지재단 '덴탈 캠프' 김남윤 팀장

“지난해 일주일간 몽골 장애인 진료를 다녀 온 뒤 한 달간 심각한 정신적 공항 상태를 겪었어요. 그래서 올해 또 가는 거죠.”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장애인 구강진료 봉사단인 ‘덴탈 캠프’ 김남윤(삼성의료원 외래교수) 팀장은 6월 2일 몽골로의 출발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2000년부터 강원도 홍천, 경기도 파주 등 장애인 시설을 돌며 구강진료 봉사 활동을 펴온 ‘덴탈 캠프’ 봉사단은 지난해 처음으로 몽골로 봉사 영역을 확대했다. 2회째인 이번 몽골 캠프는 울란바토르시 7개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260여 명의 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7일까지 열린다.

이번 캠프는 특히 장애아동을 위한 맞춤 장비가 대거 투입될 뿐 아니라 전문 인력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3명의 치과 전문의가 참여했지만, 올해는 치과 전문의 7명, 치위생사 14명, 치기공사 2명을 비롯해 총 26명이 몽골 덴탈 캠프에 합류했다.

김 팀장은 “몽골은 일반인도 치과 진료가 어려울 만큼 의료 수준이 열악한 상황”이라며 “때문에 마땅한 병원이 없어 치료를 받아본 적이 없는 몽골 장애인들이 덴탈 캠프팀에 보낸 호응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첫 몽골 캠프 당시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진료는 다음날 새벽 4~5시까지 이어질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진료 의자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바람에 커피와 담배를 좋아하는 의사들은 현관 밖으로 나갈 시간조차 없었다고 봉사단은 당시를 떠올렸다.

김 팀장은 “장애인을 위한 봉사 진료를 떠난다 하면 마치 성직자들의 순례처럼 숭고한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결코 남다른 투철한 봉사 정신이 있어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치과 진료에 목말라하는 소외된 지역에서 (아직 태동 단계인) 장애인 진료에 대해 새로운 배움과 도우는 기쁨을 더해가자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다운증후군과 뇌병변 장애 등 복합장애를 가진 사람의 틀니를 맞춰주기 위해 대여섯 번이나 시도했으나, 턱이나 혀의 구조 등이 일반인과 달라 적합한 틀니가 없어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안타까웠다”며 “이번 몽골 진료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쉽게 엄두를 내기 어려운 뇌병변 장애아동들이 다니는 유치원을 진료 대상 교육기관에 포함시켜 첫날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 복지재단은 1994년 설립 이후 우리나라 기업의 공익재단으로서는 유일하게 장애아동에 관련된 전반적인 교육과 치료, 복지향상을 위한 연구와 지원사업을 펼쳐왔으며, 특히 장애 아동들의 교육을 위한 소프트웨어의 연구개발, 파라다이스 아카데미를 통한 특수교사 전문 연수 등을 통해 장애인 복지향상에 기여해왔다.

파라다이스 복지재단의 최은경 팀장은 “파라다이스의 ‘덴탈 캠프’가 앞으로 국내외 장애인 전문 진료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더욱 확대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