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원 레이싱' 한국판 발행인 피에르 코헨아크닌

20여 년 전 한국에 처음 발을 디뎠다 한국이 좋아 정착한 프랑스인이 국내 모터 스포츠 전문잡지 발행인이 됐다.

피에르 코헨아크닌(58). 그는 세계적인 모터 스포츠 전문지 ‘에프원 레이싱(F1 Racing)’ 한국판을 6월부터 정식 발간한다. 에프원레이싱은 세계 최고 자동차 경주 대회 포뮬라원(F1)만을 다루는 잡지.

“아직 국내에는 대중화되지 못한 F1 그랑프리에 대한 저변을 확대하고, 마니아들의 정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창간했습니다.”

코헨아크닌이 처음 한국을 알게 된 것은 24년 전인 1982년. 군 복무 대신 한국에서 해외봉사 활동을 하게 됐던 그는 이때부터 한국팬이 됐다.

“대사관에서 신문 스크랩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면서 한국에 대해 처음 알게 됐어요. 사람들 스타일도 프랑스와 너무 비슷하고, 게다가 성격도 과격(?)하잖아요.”(웃음)

그는 “한국 사람들이 감성적이고 정이 많은 것이 너무 좋았다”고 말한다.

대사관 근무를 마친 그가 선택한 것은 한국 잔류. 빨리 빨리 움직이는 나라라 할 일이 많을 것 같았다고 생각한 그는 한국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면서 무역 일도 함께 시작했다. 현재 국내 눈썰매장에 설치된 제설기 상당수가 그가 수입해 온 것이라고.

“꼭 돈을 벌려고 하는 일은 아닙니다. 그저 F1 레이싱을 너무 좋아해 한국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욕심이에요.” 사실 F1은 국내에 마니아층은 있어도 아직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스포츠 종목은 아니다. 자동차 전문지 중에서도 전문지인 셈.

한국인 아내와 92년 결혼, 두 아들을 두고 있는 그는 현재 쿠바산 시가를 수입하고 또한 서울 이태원에서 시가 라운지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에 왔다갔다 할 뿐이지 한국에서 계속 살 겁니다”라고 말한 그는 이젠 한국인이 다 됐다고 웃는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