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OST 가수'로 인기얻은 고교생… 벌써 첫 앨범 내

“10대라고 말하면 아무도 안 믿어요. 얼굴이 성숙해보여 30대까지도 보죠.”

동안(童顔)이 각광 받는 시대 탓인지, 성숙한 외모의 고교생 가수 이지수(17)에게 나이에 걸맞지 않는 외모는 그간 적지 않은 시련을 안겼다.

“대학생인 줄 알았는데, 너무 어려서 안 되겠다. 이 다음에 보자.”

중학교 3학년 때는 유명 그룹의 오디션에 참가, 당당히 합격했지만 뒤늦게 그의 실제 나이가 밝혀지자 합격이 취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다른 성인 멤버들과의 나이차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어리다고 꿈을 꿀 수 없는 것은 아닐 터. 고배는 오히려 그에겐 약이 됐다.

“합격 통보를 받고 기획사로 가는 도중에 취소 통보를 받았어요. 속상했지만, 좌절하진 않았어요. ‘하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으니까요. 그 바람에 진짜로 단단히 바람이 들어간 거죠.”

지난해 인기드라마 SBS ‘마이걸’ OST 에 참여, ‘최연소 OST가수’라는 자랑스러운 수식어를 얻은 이지수는 중학생 때부터 가수 지망생으로 R&B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온 ‘준비된 가수’. 얼굴만큼이나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성숙한 기량을 선보인다. “목소리가 특이하다고 해요. 중독성이 있다고요.”

일단 첫 출발은 무척이나 상쾌하다. ‘마이걸’ OST 중 그가 부른 이다해와 이동욱의 테마곡 ‘사랑은 힘든가봐’는 드라마가 방영되자마자 단숨에 벨소리ㆍ다운로드 인기곡으로 떴을 뿐 아니라 최근 드라마가 대만 등지에 수출되면서 한류 스타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대만 가요차트프로그램에서는 당당히 정상에도 등극했다(KK BOX, 7월 17일 기준).

“너무 신기했어요. 녹음할 때는 물론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드라마를 보면서는 부족한 부분이 자꾸 보여 걱정도 했거든요.”

생년월일: 1989년 3월 22일
키: 175cm 체중: 61kg
취미: 춤, 음악감상
특기: 노래, 축구, 농구, 모창
데뷔: 2005 SBS드라마 '마이걸' OST 중 '사랑은 힘든가봐'
출신학교: 성남 효성고등학교 2학년 재학
/ 사진=박철중 기자

사실 ‘사랑은 힘든가봐’는 원래 이지수가 부르기로 예정됐던 곡이 아니었다. 선배 가수가 이지수의 다른 곡을 탐내 빼앗아 가는 바람에 그 가수가 부르기로 한 ‘사랑은 힘든가봐’를 이지수가 대신 부른 것. 그런데 무명 신인가수로서 겪어야 했던 설움이 뜻밖에도 아무도 예상치 못한 행운을 가져온 것이다.

이러한 작은 성공을 시작으로 19일에는 오랫동안 그려왔던 1집 정규 앨범을 손에 넣었다. “앨범이 나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는데 정말 꿈만 같았어요.”

눈물까지 글썽이며 떨리는 손으로 받아 든 그의 첫 번째 정규 앨범 명은 ‘breathe in melody’. ‘살아 숨쉬는 멜로디’라는 의미처럼, 감성적인 멜로디와 노랫말이 애절하다. 때묻지 않은 순수한 소년의 감성과 부드럽지만 힘 있는 목소리가 묘하게 잘 어울린다.

“학교를 잘 못 가는 게 힘들다”고 호소하는 아직 어린 학생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에 가수로서의 하루하루는 신이 난다. 얼마 전에는 그에게 가수의 꿈을 심어줬던 ‘플라이 투 더 스카이’와 방송국에서 만나기도 했다. “떨려서 팬이라는 말도 제대로 못했어요. 대기실도 같이 썼는데 말이죠.”

숫기가 없어 팬들 앞에서도 얼굴이 벌개지는 수줍은 미소년 그 자체지만, 가수로의 목표는 다부지다. 아직은 시청자들에게 얼굴이 낯설어, 얼마 전 한 행사장에서 “연예인이 어디 있냐”며 관리 요원들에게 공연장 입장을 제지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던 그는 “이름만 대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가수가 되고 말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가창력이 최고라는 인정을 받는 게 목표입니다.”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달고 가수 생활을 시작한 재능 있는 어린 가수가 과연 ‘최고’라는 수식어까지 달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