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에 긴 웨이브… 6집 들고 2년만의 컴백

지난 2년간의 공백을 깨고 10월 컴백한 가수 이정현(26). 그동안 스타일이 변했다. ‘테크노 여전사’나 ‘바비인형’처럼 캐릭터적인 컨셉이 사라진 대신 단정한 정장 의상에 자연스런 긴 웨이브 머리. 수수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의 말대로 ‘비현실적인’ 모습을 버리고 “사람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을 준다.

“예전엔 부채를 들거나 날개를 달고 다니는 등 캐릭터적인 인상이 강했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평상시 모습을 보여주자 작정했어요. 그런데 요즘 너무 평범한 제 모습을 보고 ‘이게 이정현이야’ 하고 놀라는 반응이 또 많네요.”

어느새 부쩍 성장한 ‘숙녀’의 느낌이다. 그는 “이제는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6집 앨범 ‘판타스틱 걸(Fantastic Girl)’은 한뼘 더 대중 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쉽고, 편안한 음악들을 정성껏 골라 담았다.

이제껏 이정현의 노래는 본인도 라이브 무대에서 소화하기 어렵다고 할 정도로 음이 높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날카롭게 내지르는 창법을 찾아보기 힘들다. 최초로 시도한 발라드 곡도 담겨 있다.

특히 타이틀곡 ‘철수야, 사랑해’는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쏙 들어오는 쉬운 멜로디와 재미있는 가사로 젊은이들의 귀를 단박에 홀릴 듯하다. 신나는 아날로그 펑키 사운드 곡이다. “누구나 신나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죠. 안무도 쉽고 재미있게 짰고요.”

한 앨범 안에서 만나기 어렵다는 대형 작곡가들이 대거 뭉친 음반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프로듀서 윤일상을 비롯해 김형석, 방시혁, 그룹 포지션의 안정훈 등이 참여했다. “타이틀곡이 아니면 참여하지 않는 분들이 모였어요. 서로 만나기도 힘든 분들인데, 제 앨범을 통해 친목도 쌓고 즐겁게 작업했죠.” 6집 앨범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남달랐다. 당연히 자신감도 있다.

10월 가요계는 비, 이승철, 신승훈, 엄정화 같은 빅 가수들이 잇달아 활동을 재개하여 ‘별들의 전쟁’ 중이지만, 그는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는다. “오히려 신나죠. 대기실도 북적이고, 활력 있어 좋아요. 신승훈 오빠 팬이기도 해서 더 즐거워요. ”

일 욕심 많기로 소문난 그는 이번 6집 활동 기간에 중국에서도 음반을 낸다. 한 주는 국내에서, 한 주는 중국에서 활동한다는 계획.

국내 활동이 뜸했던 지난 2년 동안 중국 전역을 돌며 공연했고, 일본에선 3장의 음반을 냈던 그는 해외 활동을 하면서 “내가 가수가 되길 잘했구나”라고 생각했단다. “한국을 많이 알리고 싶어요. 일본 NHK 홍백가합전에 나갔을 때는 기모노를 입으라는 제작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한복을 입고 나갔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다음날 각 방송이 한복을 특집으로 다룰 정도로 난리가 났었죠. 그럴 때 정말 뿌듯해요.”

그런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서의 자부심과 열정이 고스란히 노래에 담겼다. “지금 IMF 때보다 더 힘들다는 분들이 많잖아요. 타이틀 곡 ‘철수야 사랑해’로 지친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생년월일: 1980년 2월 7일

키: 158cm 체중: 40kg

혈액형: O형

학력: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재학

취미; 바비인형 수집, 피아노 연주

데뷔: 1996년 영화 ‘꽃잎’

데뷔앨범: 1999년 1집 앨범 ‘Let’s Go My Star’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