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고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서 한국 음식 강의 윤숙자 교수
한국 전통요리 전문가가 프랑스 최고의 요리학교로 꼽히는 ‘르 꼬르동 블루’에서 우리 음식을 소개하는 강의를 열었다. 강사는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 프랑스 요리 전문학교에서 외국 강사를 초빙, 그 나라 음식을 강의할 기회를 준 것은 이례적이다.
강의가 열린 지난 10월 20일(현지 시간) 파리의 르 꼬르동 블루 강의실. 당초 학생 50여 명이 기다릴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은 벗어났다. 무려 200여 명이 찾아든 것.
“한국 음식에 대한 강의를 한다는 소문이 났다고 해요. 전 세계에서 온 요리학교 학생들을 비롯, 조리사, 교수, 대사관 부인 등 일반인까지 몰려 자리가 동날 지경이었습니다.” 윤 소장은 궁중 음식과 김치를 소개하는 이론부터 강의를 시작, 이후 김치 담그기 실습, 전시 관람과 시식 등을 진행하면서 3시간여 동안 수강생들의 이목을 끌어모았다.
“대부분이 처음에는 김치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배추로 담그는 김치가 왜 몸에 좋고 서양인들에게 웰빙 음식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윤 소장은 “그들이 일단 한국 김치를 접하게 되면서부터는 김치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매우 좋아졌다”며 “김치의 세계화 가능성을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이론 강의 이후 음식 만들기 시연과 시식 때는 반응이 더 폭발적이었다. 특히 배추김치와 돼지고기, 파를 줄줄이 꼬치에 엮어 밀가루와 달걀 반죽에 지진 산적 요리는 너도나도 맛있다고 난리였다. 김치는 물론 특별히 제작한 떡도 인기가 높았다. 윤 소장은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강의장에 서 있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말한다.
르 꼬르동 블루 역시 무척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지 책임자가 “외부 강사 초청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며 “한국 음식들이 너무 아름답고 맛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르 꼬르동 블루가 강의 후 “내년에도 찾아와 강의를 맡아 달라”며 초청장을 보내왔을 정도.
이번 강의는 2006 프랑스 파리식품박람회에 참가한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전통음식연구소와 르 꼬르동 블루 양측이 강의 기회를 갖는 데 동의하면서 성사된 것.
특히 윤 소장은 10월 22~26일 열린 2006 파리식품박람회에도 참가해 김치와 떡, 궁중음식 등 한국 음식들을 알렸다. “코리안 김치라고 외치며 소개하는 데 바쁠 지경이었어요. 우리의 매운맛을 보여준 것이지요.” 특히 관람객들에게는 금방 담근 겉절이보다는 적당히 익힌 김치들에 대한 반응이 더 좋았다. 파리와 독일 쾰른을 오가며 격년제로 열리는 이 전시회는 유럽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식품 박람회로 꼽힌다.
윤 소장은 “처음 저들이 우리 음식을 좋아하려나 막연히 걱정을 하기도 했다”며 “한번 먹어 본 이들이 또 다시 찾아와 줄을 서며 한국 음식을 찾는 것을 보곤 이제 외국인들의 입맛을 잡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뿌듯해 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