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김우현 군과 6년째 끈끈한 인연 이어가

“어릴 때 같이 우승하면서 친한 친구 사이가 됐어요.”

‘제2의 미셸 위’로 통하는 재미 한인 소녀 골퍼 킴벌리 김과 국내 유망주 골퍼와의 우정 스토리가 화제다.

킴벌리 김과 국가대표 남자 상비군 소속인 김우현(일산 백석중3) 군. 지난 10월 말 비공식적으로 방한했던 킴벌리는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김 군과 라운딩, 쇼핑 등을 즐기며 우의를 다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만난 지 6년간 이어온 우정이다.

지난 8월 미국 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챔피언에 등극하며 일약 골프계의 신데렐라로 떠 오른 킴벌리 김은 ‘차세대 미셸 위’로 꼽히는 골프 천재. 하와이 태생으로 100년이 넘는 전통의 이 대회에서 만 15세의 나이로 우승, 종전 로라 보(미국)가 보유하고 있던 16세 2개월의 기록을 깨뜨리며 미국 아마골프의 역사를 새로 썼다.

킴벌리와 우현 군의 첫 만남은 2000년 여름. 그해 7월 미국 샌디에이고 주니어월드챔피언십 대회 때 처음 마주쳤다. 당시 8세 이하 부문에 출전해 나란히 남녀부 우승을 차지한 것이 인연이 됐다.

“경기장에서 처음 봤는데 나이도 비슷하고 금세 얘기가 통했어요.” 2002년까지 3년 연속 같은 대회에 출전한 우현 군은 킴벌리와 계속 마주칠 기회를 가졌다. 이후 한국에 딱 한 번 찾아 왔던 킴벌리의 이번 방한은 생애 두 번째.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는데도 소녀 골퍼로서는 믿어지지 않는 장타를 치는 거예요. 280야드가 기본일 정도였으니까요.” 킴벌리와 함께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에서 라운딩한 우현 군의 아버지 김원길 씨는 “킴벌리가 워낙 성격이 밝고 귀염성이 있다”고 털어 놓는다.

미국 아마추어 여자골퍼 중 최고 비거리를 자랑하는 킴벌리는 때문에 미셸 위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장타소녀’로도 통한다. 이날 킴벌리의 라운딩을 지켜본 이들은 “킴벌리가 쉽고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하는 스타일이라 성장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입을 모았다.

킴벌리는 이번 방한 기간에 신상훈 신한은행장과 라운딩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또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평소 가장 만나 보고 싶었다”는 한류스타인 권상우와 조우하는 기회도 가졌다. 영종도 라운딩 후 인근 중국 식당에 들른 킴벌리는 그녀를 알아 본 주인을 위해 그릇에 직접 사인을 해주는 친절함도 보였다.

서울에서 쇼핑도 하고 지인들을 두루 찾아 다니며 시간을 보낸 킴벌리 김은 내년 3월 SBS 하와이오픈에 출전하며 5월에는 한국여자오픈대회 참가차 공식적으로 방한해 국내 골프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