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 요리 전문점 '삼정' 문승권 조리장

“어르신들 중에 일식이나 복어 요리를 생전 처음으로 먹어봤다는 분들도 계셨어요.”

유명 일식당 조리장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복어와 일식 요리를 선물했다. 서울 청담동의 복어 요리 전문점 ‘삼정’의 문승권 조리장. 그는 지난 연말 조리사 20여 명과 함께 의정부 나눔의 샘 양로원을 찾아 중병 환자와 노인 200여 명에게 평소 접하기 힘든 복어와 일식 요리를 제공했다.

“명절날 떡국이나 찌개, 탕국은 많이 먹어보셨을 거잖아요. 일식은 자주 구경조차 못하셨을 것 같았습니다.” 전날 식자재 준비를 마친 문 조리장은 다음날 새벽 일찍 양로원으로 달려갔다. 사시미, 초밥, 튀김, 복국, 롤 등 음식 준비에는 조리사 20여 명이 반나절 총동원됐다.

“처음에는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할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처음 먹어 보는 일식 요리에 감격해 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힘든 것도 다 잊어버렸죠.” 행사는 산업인력관리공단 경기북부지사 임직원 10여 명도 함께 했다. 공단의 국가기술자격운영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던 것도 인연이 됐다. 여러 일식당에 비슷한 제의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문 조리장이 쾌히 승낙, 비용과 조리 인원을 모두 제공했다.

“봉사의 기쁨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국내에 복어 코스요리를 처음 선보인 것으로 평가받는 그는 복어 요리 경력만 26년째로 전주우송대와 대덕대 겸임교수로도 활동했다. 앞으로 그는 소외되고 그늘진 곳을 찾아 정기적으로 일식과 복어 요리를 선사할 계획이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