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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아나운서 "우리가 운·재수 없어도 피 터지게 살아야죠"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책 펴내



“세상을 원망하고 좌절하고 또 분노까지 하는 얘기들을 워낙 많이 들었어요. 당사자들로부터 두 귀로 직접 듣는 동안 제가 보기에도 그럴 만하다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MBC의 간판 아나운서 이재용 씨가 책을 펴냈다. 제목은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처음 들으면 제목이 ‘먹고…’부터 시작하는 데다 지난 5년간 주말 인기 음식 프로그램인 ‘찾아라 맛있는TV’의 고정MC로 활약해 온 그인 만큼 음식이나 외식에 관한 책 같다. 주변에서 그런 얘기도 듣는다. 하지만 사람들의 살아가는 얘기와 마음가짐에 대한 생각들을 털어놓은 시사성 있는 내용들이다.

“살다 보면 스스로 위축되고 왜 나만 운이 없고 재수가 없을까, 나아가 세상은 왜 내 맘대로 안 될까. 세상탓을 해 보며 스스로 무너지기도 합니다.” 그는 독자들에게 “재수없는 ‘내가’ 그래도 피 터지게 살아야 하는 이유”들을 적어 내려갔다.

“뭐(?) 같은 세상이라도 다시 한번 맘잡고 해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할 때는 과욕이나 욕심을 내지 말고···” “먹고 살기 고단한 당신에게 이 책을 선물한다”는 그는 “2007년에는 모두 함께 웃고 삽시다”라고 권한다.

아나운서 이재용이 특히 우리 이웃과 사회를 돌아보는 책을 왜 냈을까. ‘화제집중’, ‘아주 특별한 아침’ 등 시사 프로그램들을 전문적으로 맡아온 것도 인연이 됐다. “방송 진행을 하면서 하루 한 번씩은 꼭 현장 진행을 하려고 고집했어요. 현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거든요.”

시청자들로부터 ‘먹고 살기 바쁜데 그런 소리하느냐’는 얘기도 들어봤다. 덕분에 ‘광기’에 가까운 월드컵 때의 열기와 극심한 좌우파의 충돌, 밑바닥 인생들의 한 맺힌 절규, 사회 혼란상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내린 결론은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사는 모든 사람들이 현재의 모습에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어릴 때부터 그는 소위 ‘개똥 철학’에도 빠졌다고 한다. 보급소에서 신문도 돌려봤는데 ‘확장을 못한다고 직원이 매를 맞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대학 시절 백화점서 명절 선물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힘들게 일한 대가로 하루 6,000원을 받았어요. 하지만 전복 하나가 1만2,000원이나 하는 것을 보곤 일당을 털어 전복을 사 그 자리에서 바로 구워 먹었습니다.” 그가 처음 경험한 사회의 불평등, 부조리(?)란다.

그는 그래서 지금 후배들에게도 ‘현장에 나가 보라’고 얘기한다. 프로그램이 안 먹힌다면 이유는 ‘현실감 없는 교과서식 진행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지난 연말에는 그의 책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도 가졌다. 동양온라인(대표 오태경)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의 여성포털 사이트인 마이클럽을 통해 책에 대한 소감을 적어준 회원들과 공감의 시간을 가진 것. “회원분들이 제 책에 대해 사이트에 올린 글들이 제가 쓴 글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제가 하려는 얘기를 그대로 다 표현해 주신 것 같습니다.” 책 뒷장 표지에는 이들 회원의 의견과 소감이 그대로 실려 있다. ‘희망 그리고 용기’라 적힌 다이어리도 별책 부록으로 마련했다.

“그동안 생각하고 품고 있던 것들을 지난 여름부터 5개월여 집중적으로 써 내려갔습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기분좋은 날’, 소비자 불만 프로그램인 ‘불만제로’, ‘지금은 라디오 시대’가 삶을 다루는 내용인 데다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그의 얘기들을 눈 여겨 본 출판 기획자 최수정 씨의 권유가 직접적인 출간 계기가 됐다. “사실 그 이전부터 아이들 교육에 관한 책을 준비 중이었는데 자료 보충이 늦어져 대신 이 책부터 나오게 됐어요.” “책 쓰느라 마포에서 낮술도 많이 먹었다”는 그는 “세상에는 다양한 삶이 있더라”고 얘기를 끝맺었다.



입력시간 : 2007/01/09 16:34




박원식차장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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