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서 연하남을 사랑하는 유부녀 역 맡아이번에도 화끈한 노출 연기… "상쾌, 유쾌한 바람 기대 하세요"

김혜수(35), 참 오랫동안 친숙한 배우다. 1986년 영화 ‘깜보’로 데뷔한 그는 2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연기자로서 정상의 인기를 누려왔다. 화무백일홍(花無百日紅)이란 말도 그 앞에선 의미를 잃는다.

지난해 충무로가 ‘재발견’한 최고의 여배우는 단연 김혜수였다. 건강 미인으로 소문 난 그였지만 ‘타짜’에서 보여준 전라의 노출은 임팩트가 워낙 강해 극장 문을 나선 뒤에도 좀처럼 많은 관객들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김혜수란 고유명사가 어느덧 ‘관능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비결일 것이다.

18일 서울 삼성동의 한 클럽에서 김혜수를 만났다.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의 제작발표회를 위해 나타난 그는 청록색의 광택이 흐르는 초미니 원피스를 입고 무대 위로 올라갔다. 순간 경호원들이 카메라 앞을 막아섰다. 인터뷰를 위한 공식 장소에서 매니저도 아닌, 경호원들이 밀착 경호를 한다는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김혜수가 짧은 치마를 입고 계단을 올라서는 장면을 찍겠다고 벌떼처럼 몰려든 취재진의 모습도 볼 만했다. 그만큼 김혜수는, 아찔했다.

그런 김혜수가 ‘바람’을 피운단다. ‘바람피기 좋은 날’이란 제목에 맞게, 제대로 뜨거운 선수의 면모를 과시할 작정이다. 과연 그가 작정하고 바람피겠다는데 어느 남자가 쓰러지지 않으랴. 그래서인지 극중 그가 몰고 다니는 바람의 성향은 바로 ‘강력한 허리케인’과 같다.

이에 대해 김혜수는 거침없이 당당하게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바람은커녕 아직 가정을 꾸리지도 않은 미혼의 몸이지만, 진짜 노련한 ‘선수’처럼 말이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캐릭터에 생동감이 넘쳐 너무 좋았어요.” 실제로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면이 많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의 설렘과 가벼운 일탈을 꿈꾸잖아요. ‘바람피기 좋은 날’은 바로 그것을 자극하죠.”

공교롭게도 ‘타짜’에 이어 ‘바람피기 좋은 날’에서도 노출 연기는 불가피한 터라 이에 쏠리는 시선이 각별하다. “타짜에서 노출을 많이 했는데 왜 연거푸 노출이 있는 작품을 선택했느냐” 물음에 대한 그의 답은 간단하다. “노출 장면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작품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타짜에서의 전라 노출은 캐릭터와 상대역과의 관계를 보여주기에 최적의 선택이었다. ‘바람피기 좋은 날’에서 역시 유부녀의 자유로운 로맨스를 위해 필요하다. 그럼 수위는? “그건, 보면 알 것이다.”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은 두 유부녀의 불륜을 유쾌하고 기발하게 다룬 영화로 김혜수는 연하남을 과감하게 사랑하는 유부녀 ‘이슬’ 역할을 맡았다.

싱싱한 대학생 연하남과의 관계는 그야말로 유쾌, 상쾌, 경쾌했다. "우리 민기 씨가 참 예뻐요"라는 김혜수의 칭찬에, 이민기도 질세라 "평생 누나 곁에 있고 싶다"는 의미심장(?)한 화답이 오간다. 그렇다면 김혜수가 생각하는 바람은? 그는 주저없이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로맨스”라 정의한다. 그런 차원에서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은 세속적인 것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 외로움을 건드리는 영화”라고 자평했다. 캐릭터 이슬과 배우 김혜수를 하나로 만드는 작업을 한 덕인지 두 사람은 꽤 많이 닮아 있다.

극중 이슬이 ‘바람? 들키면, 어때?” 하는 다소 뻔뻔스러울 만큼 당돌한 캐릭터인 때문인지 김혜수는 “바람은 항상 우리 곁에 있고, 어떤 순간 너무나 상쾌하고 생에 활력을 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극장 문을 나서 집으로 돌아갈 때 가슴에서 지나가는 ‘바람’을 확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조금은 위험한(?) 바람을 거침없이 내보였다. 2월 8일 개봉하는 ‘바람피기 좋은 날’을 통해 김혜수는 이전과는 또 다른 거부할 수 없는 아슬한 매력으로 바람몰이에 나설 것 같은 예감이다.

생년월일: 1970년 9월 5일

키: 170cm 체중: 49kg

혈액형: A형

가족사항: 3남 2녀 중 둘째

출신학교: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언론홍보학과

데뷔: 1986년 영화 ‘깜보’

수상: 2006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인기상

2006 대한민국 영화제 올해의 여자배우상 외 다수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