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센 대표… 세계 최고권위 국제섬유전 '올해의 상' 수상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섬유전인 ‘2007 파리 TEXWORLD’(2월 20~23일)가 열린 파리 르 부르제(Le Bourget) 전시관. 서울 강남 코엑스 전시관의 5배에 이르는 이 대형 전시관에는 전 세계 112개국에서 엄선된 업체들이 자국을 대표해 첨단 섬유를 선보이며 경쟁을 벌였다.

그런데 한 부스에는 해외 바이어들과 언론, 섬유전문가들의 발길이 몰렸다. 한국 업체 ㈜닥센이 한지의 원료인 닥섬유로 만든 청바지, 와이셔츠, 넥타이, 스카프, 니트 등을 보기 위해서였다. 방문객들은 제품을 만져보고 비비며 궁금한 점을 이삼용(55) 대표에게 물어보곤 했다.

그중에는 프랑스의 세계적 스포츠웨어 업체인 라코스테와 영국 최대 의류업체인 막스&스펜서(M&S)의 구매 담당자들도 있었다. 라코스테의 원사 전문가는 특히 니트에 관심을 보이며 자신들의 제품보다 훨씬 가볍고 모양이 쉽게 변하지 않아 매력적이라고 했다.

그는 전시 기간에 매일 찾아와 이 대표와 얘기를 나눈 뒤 ㈜닥센의 원사를 구입하기로 했다. 앞으로 악어 로고로 유명한 라코스테의 의류에 ㈜닥센의 원사도 사용될 전망이다.

막스&스펜서도 의류 제작에 ㈜닥센의 원사를 사용하기로 해 영국뿐 아니라 자사의 해외 체인점에서 닥섬유를 사용한 옷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닥섬유에 대한 세계 섬유전문가들의 호평은 이 대표에게 파리 TEXWORLD 최고상(INTERNATIONAL TROPHY FOR QUALITY)을 안겨준 데서 잘 알 수 있다.

112개국 7,500 회원사들이 논의 끝에 ㈜닥센을 차별화된 우수 제품을 생산한 업체로 인정한 것. 특히 제품의 독자적인 측면을 반영해 상의 명칭을 ‘GOLDEN TROPHY FOR QUALITY-NEW MILLENNIUM AWARD’라고 하였다.

이 대표는 본래 실크 전문가다. 20여 년을 실크를 생산해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에 수출하던 그는 1999년 우연히 TV 프로그램을 통해 실크의 수명이 500년인데 반해 한지는 천년을 간다는 사실을 알고 한지로 만든 닥섬유 개발에 나섰다. 처음에는 손으로 작업해 닥섬유를 만들었으나 2000년 들어 자동화기기를 활용하면서 한지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 대표는 “닥섬유는 일반 섬유로 만든 옷에 비해 최대 9배까지의 높은 원적외선 방사율로 항균성이 높으며 무게가 가벼울 뿐 아니라 한지의 보온 특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데 실크와 혼방 시 물세탁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 항균ㆍ소취성(냄새 제거)을 갖춘 친환경 천연소재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닥센은 지난해 미국의 세계적 원사 회사인 듀폰과 판매 계약을 맺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시 병원은 의사 가운과 침대 시트로 사용하기 위해 18만 달러의 원단을 구입했다.

3월 22~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계 직물박람회의 초청을 받은 이 대표는 “닥섬유의 장점을 살린 최고급 원사를 생산해 식물성 실크인 한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닥섬유를 통한 새 한류문화 전도사를 자청한 셈이다.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