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호텔도 변해야 합니다. 사회는 무섭게 변하고 있는데, 호텔들은 트렌드 변화를 못 따라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 양석 총지배인의 취임 포부다. 직전까지 그의 직함은 롯데호텔울산 총지배인이었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롯데호텔울산을 흑자로 반전시킨 장본인이다. 때문에 그가 서울로 부임해 오자 호텔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고향인 울산 시내에 롯데호텔이 들어선 것은 2002년. 울산에도 번듯한 특급 호텔 하나가 있어야 된다는 시민들의 요청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막상 호텔을 오픈하니 결과는 기대와는 딴 판. 지역 시민들은 호텔에 드나드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고 영업 수지는 항상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호텔 측은 더 이상 흑자를 기대하지 못하는 침체한 분위기에 빠졌다.

“호텔의 문턱을 대폭 낮췄어요. 알뜰결혼 패키지 상품을 내놓으며 예식장과 비교해 큰 부담없이 결혼식을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등 시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호텔로 바꾸었습니다.” 그가 부임한 지 2년 만인 2005년에 호텔은 흑자 반전에 성공했다. 호텔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됐다는 고객들의 칭찬도 이어졌다.

지난 해 말 잠실 롯데호텔월드에 입성한 그는 새로운 변신에 나서고 있다. 먼저 착수한 일은 다양한 이벤트가 있는 호텔로 만드는 것. 유명 DJ를 초청해 음악을 틀고 댄싱파티도 여는 등 행사를 수시로 벌이기 시작했다.

호텔을 살아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행사가 많아야 된다는 지론에서다. 또 최근 몇 년 새 호텔 내 레스토랑 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에 대해선 그는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유럽의 호텔에 가면 겨우 카페 하나 있는 것이 대부분이죠!”

객실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고급화와 중저가 전략 두 가지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이그제크티브 플로어를 늘리고 비즈니스 라운지의 공간도 넓혔다. “다행히 시대 흐름에 맞춰 호텔도 뒤늦게나마 변하고 있다”는 그는 “어정쩡하면 아무것도 안되기 때문에 호텔의 가치를 먼저 높이고, 그 다음에 효율을 올려야 한다”고 고객과 통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강조했다.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