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불교·생활불교·순수불교 실천 위해 정진

“부처님 오신 날을 기뻐한다는 참된 의미는 이웃과 자신의 생명에서 끊임없이 부처님과 대면하는 것이며 그 행동을 지혜 광명으로 바꾸는 것이며 역사와 사회 속에 부처님 진리광명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데 있는 것입니다.”

한국 도심 포교당의 효시인 서울 잠실의 불광사(佛光寺) 회주(會主, 법회를 주관하는 법사)인 지홍(至弘·53) 스님은 불기 2551년 부처님 오신 날(24일)의 의미를 ‘부처와의 대면’에 두었다.

‘법(法)을 보는 자 나를 본다’는 법어와 같은 맥락으로 부처의 중생구제의 참뜻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불광사는 지홍 스님의 은사인 광덕(光德) 스님이 1974년 창립한 ‘불광회’를 모태로 1982년에 건립한 도심 사찰의 원조다. 광덕 스님의 포교가 새 바람을 일으키면서 구룡사, 능인선원, 삼보사 같은 대규모 포교당이 속속 도심에 문을 열었다.

지홍 스님은 70년 범어사에 출가, 광덕 스님에게서 사미계(沙彌戒, 십계)를 받고 서울에서 90년까지 은사 스님을 시봉하다 91년 스승의 슬하를 떠나 경기 광명에 금강정사를 설립해 개원하였다. 구로공단 노동자와 빈민을 위한 포교를 하면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실천해보겠다는 염원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지홍 스님은 조계종 개혁회의 의원 겸 포교부장(94~98년), 조계사 주지(98~2004.5)를 역임하면서 조계종의 개혁과 조계사를 상징적인 수행의 도량으로 보존하는 데 앞장섰다. 2004년에는 불광사 회주로 취임, 광덕 스님 열반(99년) 이후 침체하던 불광사에 제2 도약기를 가져왔다.

지홍 스님은 취임 이듬해인 2005년 ‘중창불사(重創佛事)’를 선언하며 수행과 교육, 사회복지 등에 역점을 둔 불교의 현대화, 대중화, 생활화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원의 교육 과정을 기본교육(3개월), 불교대학(2년), 불교대학원(2년) 등으로 세분화하고 수행원과 정진원을 설치해 수행을 위한 물적ㆍ재도적 토대를 굳건하게 하는 한편 우리 사회의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한 복지프로그램을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 ‘이웃 위한 등 달기’, ‘자비의 선물’, ‘무료진료행사’등 소외된 이웃이나, 노인, 군ㆍ경찰 등을 위한 행사가 주류를 이루는 것은 불광사와 지홍 스님이 지향하는 ‘대중불교, 생활불교, 순수불교’실천 정신에 기반한다.

한편 지홍 스님은 수행 및 교육과 관련, 불경만이 아니라 다양한 책들을 널리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반인이 불교의 가르침을 깨닫고 실천하는 데 불경은 읽기에 만만치 않아 대중서 중에 수행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찾아 활용합니다.”<핑 - 열망하고, 움켜잡고, 유영하라!>(스튜어트 에이버리 골드 지음)와 <인생수업>(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등이 그러한 책이다.

최근에는 3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불교 교양 월간지 <불광(佛光)>과 불광출판사가 펴낸 <오대산 노스님의 (다음)이야기>, <그리운 아버지의 술냄새> 등의 내용을 인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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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