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그녀가 변했다드라마 '9회말 2아웃'서 말괄량이 연기… "유쾌한 웃음으로 시청률 홈런 날릴래요"

수애(27)의 이미지는 신비의 영역 속에 있다.

쏟아질 듯 커다란 두 눈이 그 이미지의 바탕이 됐고, 영화 ‘가족’과 드라마 ‘회전목마’ ‘해신’ 등에서 보여준 고전적이며 비련의 여인상은 ‘청순가련’의 이미지를 덧칠했다.

얼마 전 장동건과 함께 출연하여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커피 CF도 기실 그 맑고 깨끗한 이미지에 기댄 셈이다.

그래서인지 배우 이태성은 다섯 살이나 많은 수애에 대한 첫 인상을 “커피 잔을 들고 있을 것 같은 여인”이라고 표현했다.

물론 평상시에는 커피잔을 들고 있지 않지만 “커피잔이 없어도 우아하고 청순한 모습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조금 더 나이 든 이들은 그녀의 청순한 이미지에서 ‘눈물의 여왕’ 정윤희를 떠올리기도 한다.

그런데, 맑고 여린 ‘이 시대 남성의 로망’인 그녀는, 보기와는 달리 카리스마 넘치는 장만옥을 꿈꾸는 ‘의외성’이 있다. 웨이크보드를 즐기고, 연기자로 데뷔 전 댄스그룹의 멤버로 활동했다는 짧은 경력도 잘 알려진 특이사항.

그런 그녀가 MBC 새 주말 기획 ‘9회말 2아웃’(극본 여지나, 연출 한철수, 제작 사과나무픽쳐스)에서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서른 살 노처녀 말괄량이 역으로 파격적인 도전을 한다.

“삿대질하면서 막 욕을 하는 연기를 해야 하는데 (상대 배우인) 정진 오빠가 욕에 너무 자신이 있어서인지 리허설을 안 해줘 처음엔 많이 당황했어요. NG를 많이 냈죠. 그런데 끝나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고 하나. 나중에 의상 등에 문제가 있어 재촬영을 했는데 그땐 한 번에 OK 받았어요.”

깨끗한 이미지가 망가질까 걱정도 될 법한데, 눈물 짓는 역할이 아니라 그녀는 되려 신이 난 듯 했다. “연기 변신이 아니고요. 연기의 폭을 넓히고 싶어요.” 2004년 영화 ‘가족’ 개봉 당시엔 “지금껏 밖으로 쏟아내는 눈물 연기를 펼쳤는데, 이번에는 슬픔을 안으로 간직하는 연기를 배웠다”고 기뻐했던 수애는 그새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듯 보였다.

“욕 하는데 어설프면 재미없잖아요. (이미지 망가질까) 걱정보다는 더 욕을 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수애는 ‘9회말 2아웃’을 통해, 스무 살 때와는 달리 세상이 두렵고 겁나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은데 마음처럼 안 되는 서른 살 여성의 모습을 진솔하게 그려내겠다고 했다.

또 꾸미지 않은, 일상에 가까운 수애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제가 욕을 하진 않지만, 화도 내고 푼수 끼도 있답니다.”

그러나 얄밉게도 망가져도 예쁠 것 같은 그녀는, 역시 (극 중) 남자 복도 많다. 이번 드라마에선 8살 연하의 야구선수 애인과 30년 지기 동갑내기 친구와의 우정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사랑의 줄다리기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실제 그녀의 이성관은?

“연하의 애인이요? 학교 다닐 때도 그렇고, 사회에 나와서도 연하의 이성 친구는 만난 적이 없고, 만날 생각도 없어요. 대쉬를 받아본 적도 없고요. 그런데 요즘 들어 예전과 다르게 TV에서 연하의 남성을 보고 ‘멋지다’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어요.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인가요. 호호.”

말을 아끼기로 유명한 배우 수애가 그답지 않게 너스레를 부린다. 마냥 여리디 여린 ‘만인의 연인’에서 신비의 베일을 벗고 친근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서려는 수애. 그녀의 유쾌한 변신이 안방극장에 통쾌한 홈런을 날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수애 약력

생년월일: 1980년 7월 25일

키: 168cm 체중: 46kg

혈액형: AB형

데뷔: 2002년 MBC 베스트극장 짝사랑

별명: 리틀 정윤희

수상: 제 25회 청룡영화상 여자신인상(2004)

제 41회 백상예술대상 신인 여자연기자상(2005)

KBS 연기대상 여자 우수연기자상(2005)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