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대 1 경쟁 뚫고 최고 바리스타로 우뚝 서다

“커피는 차와 달리 서로 즐겁게 대화하면서 마신다는 매력이 있다고나 할까요.”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바리스타만 2,400여명. 그 중에서도 최고의 바리스타에게는 ‘커피 앰배서더’(커피 대사)란 칭호가 부여된다. 올 해 4번째 커피 대사에 김용준(31)씨가 뽑혔다.

김씨는 최근 열린 2008 커피 앰배서더컵 대회에서 23명의 본선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최고 바리스타 자리에 올랐다. 예선에선 ‘커피 마스터’ 자격증을 갖춘 900여명의 바리스타들과 자웅을 겨룬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900대1의 경쟁률.

김씨를 커피 대사직에 올려 놓은 작품은 ‘클라이머 블렌드’(Climber Blend). 케냐산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산 원두를 절묘하게 배합해 추출한 커피 맛으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어려운 환경에서 땀 흘리고 일하고 있는 커피 노동자들이 마치 산을 오르듯 역경을 헤치고 극복, 정진해 나가는 정신을 커피 맛에 담으려 했습니다.”

아프리카산 원두는 산도가 높아 풍미가 강하고 수마트라산은 진하면서도 무게감이 강하다. 김씨는 이 두 품종이 잘 조화시켜 깔끔하면서도 강한 끝 맛을 지닌 커피 맛을 만들어 낸 것.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시행하는 커피 마스터는 업체에서 개발했지만 노동부로부터 사업내 자격 검정 인증을 획득, 국가 기술자격증과 동등한 수준의 자격을 인정하는 제도. 마스터가 된 이들 중에서도 커피 원산지 및 원두 테이스팅, 커피 지식 퀴즈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커피 대사가 선발된다.

현대캐피탈에서 리스 업무를 하다 스타벅스에 파트 타이머로 입사한 김씨는 현재 대한극장점 부점장을 맡고 있다. 누나 김성영씨도 명동점 점장인 커피 가족.

미국 시애틀 본사 견학 기회를 부상으로 얻은 그는 “커피 교실이나 세미나 등을 통해 올바른 커피 문화를 전달하는데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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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