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비움' 400여개 품목 세계 진출… 미국 현지법인 설립 등 활발한 활동

“요즘 모든 기업은 디자인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디자인이 제품판매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죠. 한국문화도 마찬가집니다. 우리고유의 문화가 세계시장에서 상품화 가치를 가지려면 디자인이 결정적인 요소라고 봅니다.”

지난 10월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문화예술의 산업화와 한브랜드 활용사례’라는 주제로 진행된 ‘2007 한국문화경제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은병수 은카운슬 대표는 한국전통문화의 디자인 활용을 강조했다.

지난 89년 국내 최초로 산업디자인 전문 법인을 설립한 은 대표는 한국전통문화의 디자인화를 주도해오고 있다. 그의 디자인 컨셉은 한국미의 현대적 해석이다.

전통 나전으로 만든 다용도함, 테이블용품, 전통한지로 만든 테이블 매트, 전통 소반을 소파 높이에 맞게 변형해 만든 테이블, 천연염색한 텍스타일로 만든 쿠션 등을 세계시장에 선보였다.

그가 전통 모티브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93년. 영국 런던디자인박물관에서 은 대표의 산업디자인에 관심을 보이며 작품 슬라이드를 몇 개 보내달라는 요청이 왔다.

“한참 고민하다 결국 슬라이드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저희 디자인실에서 해온 작업들이 세계시장에 내놓을 만큼 경쟁력이 없더군요. 서양디자인을 베낀 디자인으로 그들과 경쟁하니 뒤쳐질 수 밖에요. 우리문화를 모티브로 한 독창적 디자인이 무기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뒤로 은 대표를 비롯해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주말마다 전국의 민속박물관과 민예품 시장을 돌아다녔다. 95년 산자부 의뢰로 1,800여 가지의 민예품을 2년에 걸쳐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전통문화의 아름다운 모티브에 확신을 갖게 된 그는 인사동에 있는 훌륭한 민예품들이 인사동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브랜드가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브랜드화 작업에 나선다.

세계 14개국에 브랜드네임 반응조사를 실시한 후 동양의 정신에 뿌리를 둔 ‘비움(VIUM)’이라는 한국고유 디자인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세계각지의 디자이너들을 초빙해 함께 전통모티브의 현대화 작업을 해나갔다.

현재 비움이라는 브랜드로 400여 개의 품목이 세계시장에 진출했다. 2001년 미국 현지법인 ‘비움 아메리카’를 설립하고, 뉴욕 소호에 비움 숍을 오픈했다. 이어 2003년에는 일본 나수 니끼 리조트 내에 숍을 오픈했고, 2004년과 2006년에는 독일과 프랑스에 각각 에이전트를 개설했다. 또 올해 4월부터 핀란드 헬싱키 국립문화박물관에서 ‘한국문화’라는 주제로 한옥과 한복 등 우리 전통 생활문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디자인 한류’의 뜻을 품은 은 대표의 목표는 1년에 한나라씩 현지 에이전트와 손을 잡고 ‘비움’ 브랜드를 런칭시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조선시대 가구와 신라시대 장신구의 모티브가 특히 매력적입니다. 상품화의 가치도 매우 크다고 보고요. 벤츠, 샤넬 처럼 ‘비움’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길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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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