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투어 콘서트 '수미 조&위너스' 열어유럽 콩쿠르 입상 신예 음악가들 너무 대견… 무대 주역보다 도우미로 활동하고파

“지난해 데뷔 20주년 공연을 끝내고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가 후배들과 함께 공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훌륭한 젊은 성악가를 한국관객에게 알리고 북돋아주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했어요. 제가 걸어 온 길을 넘겨주고 싶었습니다.”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지난 20일 금호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수미와 후배 음악가들이 함께 하는 콘서트 ‘수미 조&위너스’는 지난 12월 16일 광주를 시작으로 1월 초까지 전국을 순회한다.

유럽 콩쿨에서 1위에 입상한 성악가를 중심으로 발탁한 ‘위너스’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공연 성과에 따라 앞으로 2기, 3기를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테너 이정원 정호윤, 바리톤 강형규 한명원, 소프라노 신지혜 등 이 출현한다. 공연은 클래식음악을 기본으로 크로스오버, 각국의 민속음악 등 대중성 있는 음악을 앙코르 곡으로 준비했다. 조수미 씨는 “공연의 주축이 되기보다는 서포터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광주공연 때 후배들 무대를 보고 감동 받았어요. 유학 가서 선 첫 무대가 생각났거든요. 그때 ‘내 앞에 지침 해 줄 수 있는 선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무대 뒤에서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에 후배들이 아주 멋진 연주를 해주더군요. 대견했습니다. 여러 생각이 교차했어요.”

공연 후 조수미 씨는 개인 콘서트와 음반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유니버설코리아와 5년 전속 계약을 맺은 그녀는 올해 세계민속음악 앨범을 시작으로 다양한 레퍼토리의 음악에 도전할 생각이다.

지난 해 프랑스와 칠레에서 각각 <라 트라비아타>와 <연대의 딸>을 성공적으로 무대에 올린바 있지만, 올해는 오페라 공연 계획이 없다. 오페라 가수로 데뷔해 정상에 선 그는 사실 개인 콘서트를 하고 싶었노라고 밝혔다.

“올해 새롭게 도전하는 오페라는 없어요. 음반작업이나 투어 공연이 있죠. 오페라가수로 시작해서 나름의 명성을 얻었지만 정작 하고 싶은 건 독창회였어요. 인지도가 있어야 티켓도 팔리기 때문에 독창회는 사실 부담감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계속 콘서트 위주로 활동하고 싶어요. 물론 음악적으로 호감가는 사람들과 작품이 있다면 언제든 오페라 무대에 오를 겁니다.”

■ "오페라보다 콘서트가 더좋아"

그녀가 콘서트를 좋아하는 이유가 재미있다. “집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는 기간에는 짧게는 3주, 길게는 한 달을 집 밖에서 생활해야 한다. 콘서트는 투어 시간이 짧고 집에 있을 시간이 많다고. 마음이 맞는 소수의 사람들과 즐겁게 공연을 준비할 수 있는 것도 콘서트의 장점으로 꼽았다.

“3시간 동안 노래를 통해 에너지를 발산하고 나면 호텔에 돌아와 너무 외롭습니다. 연주가가 팬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게 많을 때 노래도 감동으로 다가와요. 재충전이 필요합니다. 집은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내 자신을 생각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한층 깊어지죠. 그래서 집에 있는 걸 너무 좋아해요. 팬들이 제 음악을 듣고 ‘한층 풍성해졌구나’ 느낄 수 있게 최선을 다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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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