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서 사업가 변신전시회 '토마스와 친구들' 공전의 히트… "돈보다 어린이에게 희망주고 싶다"

유명 뮤지컬 배우에서 사업가로의 드문 변신…그리고 한 여성!

지난 해 여름 서울 코엑스(Coex). 방학 시즌을 겨냥해 여러 행사들이 열렸지만 유독 한 전시회가 어린이들은 물론 학부형까지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영국인 작가 레버랜드 W. 오드리가 쓴 철도 시리즈 ‘토마스와 친구들’을 경험할 수 있는 ‘토마스 체험전’. 아이들이 뛰놀면서 운동과 지능개발, 사고력과 상상력 개발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기대로 무려 14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았을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 전시회를 주최한 회사는 이팝에듀테인먼트, 그리고 이 회사의 대표는 이미라씨다. 국내 공연을 즐겨 보았던 이라면 어딘가 익숙한 이름, ‘뮤지컬 배우 이미라’와 같은…? 이름만 같은 다른 두 사람이 아닌 바로 장본인이다.

“어린이들에게 노래를 통해 즐거움을 주는 것이 좋았어요. 그런데 어린 조카가 뮤지컬보다 ‘캐릭터’를 더 좋아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우연한 기회에 ‘토마스’에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전시회 사업은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 시작한 일”이라는 그녀는 “단순히 돈만 벌려고 생각했다면 다른 일거리를 찾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무대에 서는 배우에서 사업가로의 탈바꿈?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뮤지컬 배우 생활을 하면서도 기획이나 홍보, 마케팅에도 워낙 관심이 많았고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며 배우게 됐습니다.” 이 때 배운 학습과 경험이 지금의 밑천이 됐다.

그리고 어느 날 때가 다가 왔을 때 ‘과감하게’ 사업에 도전한 것. 든든한 후원이 뒤에 있고 자본이 넉넉해서만도 아니었다. “준비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녀는 “10년도 넘게 직접 해볼 만한 좋은 일거리(사업)가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주시해 왔다”고 털어놨다.

“토마스 체험전의 영국 본사인 HIT사의 문을 열기 위해 밤낮으로 토마스에 대해 먼저 공부하고 다가갔습니다. 그 사람들이 처음 본 사람을 어떻게 믿고 계약을 하겠어요? 제가 돈이 많은 재벌도 아니고 사업 경력이 많았던 것도 아닌데….” 그녀는 “제가 제시한 비전과 열정, 그리고 신뢰 때문에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제가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배우 이미라는 국내 뮤지컬 전문 배우 1세대로 꼽힌다. 뮤지컬 전문 배우가 그리 많지 않던 시절부터 발을 내딛었는데 중학생 때 뮤지컬 ‘애니’를 보고선 품은 꿈이었다. 그리고 서울예술단에 수석으로 입단한 것을 시작으로 민중극단 등을 거쳤다.

1993년 뮤지컬 에비타의 주역 에바 페론을 맡았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마리아 역), 신아가씨와 건달들(아들레이드, 사라 역),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아니타 역) 블러드 브라더스(라이온스 부인 역) 등이 그녀가 땀을 흘렸던 작품들. 가장 최근 출연작은 지난 해까지 공연한 뮤지컬 ‘메노포즈’에서의 ‘한 물간 연속극 배우’ 역할.

“배우와 사업, 둘 다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일이고 꿈이란 점에서 같습니다. 무대에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과 사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 기쁨을 전해 준다는 것 역시 아무런 차이가 없지요.” “스타가 된다거나 유명해 지는데 원래부터 별 관심이 없었다”는 그녀는 “그냥 좋아하는 일을 표현하고 만들어 내는 과정이 너무 즐겁다”고 말한다. “처음 해 보는 일이라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제 사명감에 불타(?) 열심히 일합니다.”

“사업이 배우보다 더 긴장된 순간이 많고 책임감도 무겁다”는 그녀는 앞으로 문제아들을 치료하는 교육 연극이나 창작 뮤지컬 제작 등에도 힘써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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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