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무현 정권 땐 의회권력 장악 못해 난항… 국회서 이 당선인 돕고 싶어'명분있는 도전' 위해 총선 상대자로 김근태 의원 선택한때 엄청난 견제 시달려 정치권 진입 성장통 겪기도… 공공의 이익 위한 서비스로 '섬기는 리더십' 펼치고파

요즘 TV나 신문지상에 얼굴이나 이름이 가장 많이 나오는 사람을 꼽는다면 물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이지만, 그 다음은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일반인에게 아주 생소했던 인물이다.

이 ‘신인’이 더구나 4ㆍ9 총선에서 전통적인 여당 강세지역인 서울 도봉갑 , 그것도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3선의 중진 김근태 의원에게 도전할 뜻을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다름아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입’인 언론인 출신 이동관(50) 대변인이다. 24일 인수위 대변인실에서 만난 이 대변인은 “‘명분있는 도전’을 하기 위해 출마하고 싶다”고 말했다.

-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4월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배경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뜻에 따라 출마 여부가 최종 결정되겠지만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위해서는 청와대 진영 못지않게 의회에서 대통령의 정책을 서포트해 줄 수 있는 세력이 필요하다. 즉 MB노믹스, MB이즘과 같은 이 당선인의 국정운영 철학을 현실적으로 뒷받침할 전도사가 요구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선인의 뜻과 의중을 알 수 있는 사람들이 총선을 통해 의회에 들어가 입법 과정에서부터 대국민 활동에 이르기까지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는 장악했으나 의회권력을 장악하지 못함으로써 일관성 있는 국정운영에 실패한 것을 반면교사로 볼 때 청와대에서 당선인을 도와드리는 것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의회에서 당선인의 뜻을 현실로서 펼쳐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 한나라당에 유리한 강남지역 출마를 접고 강북, 그것도 김근태 의원이라는 버거운 중진 정치인 지역구를 선택했는데.

“인수위 대변인을 하지 않았다면 현재 살고 있는 서초를 고집했을 것이다. 대변인을 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지자 주위에서 그리고 나 자신도 조금 어려운데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김근태 의장 지역구를 선택한 것은 ‘명분있는 도전’을 하기 위해서다. 김 의장은 정치부 기자 때부터 알고 지낸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정치인이고 중학교(서울 광신중)선배이기도 하다. 그 분의 지난한 삶을 존경하지만 지난 잃어버린 10년에 비춰 ‘시대정신’을 겨뤄보고 싶었다. 올드 레프트 대 뉴라이트, 민주화세력 대 선진화세력의 경쟁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한나라당의 취약지역인 강북벨트에 유리한 선거구도를 점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도봉갑 지역은 나의 모교(신일고)가 있어 익숙하다는 점도 선택하는데 고려사항이 됐다.”

- 김근태 의원을 상대하는 자신의 경쟁력을 말한다면

“대선의 경선과 본선 과정을 거치면서 당선인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언론과의 중개 역할을 하면서 당선인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국정을 운영할 것인가를 가까이서 알게 됐다. 당선인의 의중을 정확히 알고 그래서 국정철학을 펼쳐나가는데 일조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데 국민과의 소통이나 지역민과의 관계에서도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도봉갑에 출마하기로 한 후 일부 여론조사기관에서 여론조사를 한 것을 봤는데 미디어 노출이 많아서 그런지 인지도가 37~38%로 나왔다. 장관 등 각료 경력이 있는 분도 처음 조사에서는 15% 정도인 것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가상 대결에서는 45% 대 30%로 이기는 것으로 나와 인지도 대비 지지율이 엄청나게 높았다. 당에 대한 지지율 차이도 반영된 것으로 보는데 이번 총선이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 정치 관찰자에서 정치 중심에 들어섰는데 국내 정치를 진단하고 앞으로 펼쳐갈 정치관을 밝힌다면.

“정치 관찰자 입장에서, 그리고 일본 특파원으로 그곳 정치를 들여다 보면서 정치의 후진적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입신양명이나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정치 개념은 사라져야 한다고 봤다. 이른바 좋은 직장, 좋은 밥그릇으로서의 의원이 아니고 공공을 위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일자리라는 개념의 정치가 안착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정치도 선진화 할 수 있고 정치가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국가발전을 선도해가는 것도 가능하다.”

- 이명박 당선인의 대선 캠프에 뒤늦게 합류해 성공을 이룬 셈인데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과 가장 큰 보람을 꼽는다면.

“재작년 10월께 당선인께서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내 ‘미학’에 맞지 않아 완곡하게 고사했다. 당시 당선인의 지지율은 40%대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숟가락 들고 밥상에 달려가는 모습이 싫었다. 대신 “때가 되면 도와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지난해 6월 말 도곡동 땅 문제로 박근혜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가 5% 이내로 좁혀지는 위기상황에서 재차 도움을 요청해와 캠프에 합류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경선이 끝난 직후 선대위 구성 전 잠깐 힘의 공백이 생겼을 때다. 대변인, 공보실장, 수행실장 역할까지 하면서 주위의 엄청난 견제에 시달려 마음고생을 톡톡히 했다. 정치권 진입의 성장통이었다고 생각한다. 보람이라면 상대 진영과의 공보전에서 어려운 네거티브를 이겨내고 집권하는데 일조했다는 것, 그리고 인수위 대변인을 하면서 인수위가 여론의 높은 평판을 받고 큰 대과 없이 초기에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기여했다는 점이다.”

- 인수위 대변인으로서 그동안 인수위의 역할과 이명박 당선인을 평가한다면

“당선인이나 이경숙 위원장은 ‘각 부처는 어느 정파 소속도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기관이므로 섬기는 리더십으로 대하라’고 했는데 끝까지 잘 지켜졌다고 본다. 당선인의 경우 최소한 정책에 관한 한 가장 정리가 잘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책 하나도 체화되지 않은 것이 없어 인수위에서 설익은 정책은 아예 내놓을 수 없는 분위기가 지속됐다. 지금 마련된 로드맵은 역대 정권처럼 소리만 요란한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실현될 것이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시장친화적인 개혁으로 프랑스를 바꿨듯이 당선인도 실용과 비즈니스 프랜들리 정신, 시장친화적 정책으로 한국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스탠드에 올라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는데 아시아의 리더가 없는 상황에서 당선인이 충분히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 이동관 대변인은…

대선후보 경선 때 이 당선인 진영에 뒤늦게 공보특보로 합류했지만 폭넓은 대언론 관계와 특유의 정치감각으로 대선승리에 크게 기여해 이 당선인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다. 이 당선인 가까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언론과의 매개 역할을 하면서 당선인의 생각과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고 소화해내는 참모로 평가 받았다. ▲서울(50) ▲신일고, 서울대 정치학과 ▲미국 하버드대 니만 펠로우 수료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동아일보 정치부장,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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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