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 김경택 이사장작년 말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 첫 삽 '주목'… 첨단 과학기술 단지는 벌써 투자금 회수중

휴양단지·관광미항·헬스타운·영어교육도시도 핵심 프로젝트
외국투자자 감동시켜 OK 사인… "월드스타 제주 꼭 만들겠다"

“제주 프로젝트가 완료된 후에는 제주가 ‘동네 스타’에서 세계인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월드 스타’로 바뀌어져 있을 것입니다.”

김경택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말 그대로 그는 제주를 국제 자유도시로 개발하고 키우는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하는 지휘관인 셈이다. 행정적인 업무들이야 도지사가 맡고 있지만 실제 제주 경제의 미래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만한 대형 프로젝트 사업들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JDC는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따라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하는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설립됐다. 지난 40여년 동안 지방 정부가 수 차례 제주도 개발 계획을 진행해 왔지만 전담기구가 없고 예산 지원도 적어 지지부진한 전례를 더 이상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취지.

2000년 건교부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중앙정부 차원의 전담기관 설립 필요성이 제기돼 건설교통부 산하 정부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JDC는 지난 해 말 제주 신화역사공원 조성 사업의 첫 삽을 뜨면서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404만3,201 평방미터 규모로 조성되는 국내 최대규모의 테마파크인데다 거액의 해외 자본 투자 유치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신화역사공원은 영상, 세계 식음문화, 워터파크 및 쇼핑 단지 등이 들어서는 세계적 수준의 테마파크 겸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종합리조트 단지.

지난 해 12월 20일 열린 착공식에는 말레이지사 버자야그룹의 탄스리 회장, 미국 GHL 론미 지거 회장, 홍콩투자사인 GIL그룹 인사 등도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약 1조 4,800여억 원이 들어가는 이 사업에 해외 자본만 12억 달러가 투자될 예정이다.

“제주를 개발하고 더 발전시키는데 외국 자본의 역할을 절대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가 그리 ‘투자의 매력’을 느낄만한 나라가 아니라는데 문제점이 있습니다.” 투자 환경이 열악한 국내의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김 이사장은 그간 21억 달러의 외자 유치를 이뤄냈다. “대한민국 관광 산업에 이만한 금액의 돈이 들어온 적이 있나요? 거의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2006년 9월 3년 임기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 이사장 스스로도 자랑스러이 내세울만한 해외 자본 투자 유치는 사실 거저 얻은 것이 결코 아니다. 한 마디로 투자자를 감동시키도록 노력해야 하고 또 스스로 나서서 열심히 뛰어 다녀야만 한다는 것. 가만히 앉아 있어서는 투자는커녕 될 일도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는 투자 유치에 법칙이 있다고 얘기한다. 바로 8대2의 법칙. “투자 설명회를 해서 100명을 만나면 80명은 관심 없어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20명은 관심권 안에 있죠. 그리고 이들 20명 중에서도 또 8대2의 법칙이 작용합니다. MOU(양해각서) 체결 등 투자에 직접 나서는 이들은 이들 중 겨우 4명에 불과하죠.” 결국 투자 유치 성공 확률은 많아야 4%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그것도 가만히 앉아 있으면 0%입니다. 열심히 뛰어 모시러 다녔을 때 얘기죠.” 김 이사장은 가만히 앉아 기다리는 수동적 투자 유치는 불가능하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고 또 모시려 다니는 일에 열중해 온 것이 그의 업무였다고 그는 말한다.

투자 유치 과정에 일어난 일화 하나. 홍콩의 GIL그룹 하워드 아우 회장이 제주신화공원 내 국제문화파크 조성 사업에 3억3,000만 달러 투자를 결정하게끔 이끌어 내기까지의 일이다.

“아우 회장이 제주도를 방문할 때 감동시킬 만한 묘책을 찾았습니다. 사업 해당 지역 주민들을 설득, 공항에까지 나가 꽃다발을 건네고 제주 특산품 등 선물 공세를 퍼붓도록 하고 환영 현수막은 기본이었죠.” ‘투자자를 어떻게 졸도(?)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그래야 제주도에 와서 뭔가 하겠다고 감동을 받을 수 있잖아요!”

다음 날 제주도지사 등과 함께 조찬 모임을 가진 김 이사장은 아우 회장으로부터 인상적인 한마디를 들었다. “세계 여러 군데 투자를 해왔지만 주민들이 나서 환영하는 것은 여기서 처음 경험했다.

도지사나 장관 시장 군수가 투자자를 환영하는 것은 다 똑같죠.” 김 이사장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공을 들이면 앞으로 더 큰 투자가 가능하겠다고 확신을 얻었다”고 말한다.

또 국내 도의회에서 한 홍콩 투자자에 대한 부정적인 지적이 제기되고 이어 투자자가 국내 방문을 취소했을 때도 그의 활약은 빛을 발했다. 즉시 편지를 써 해명을 하고 직원 2명을 특사로 보내 친서까지 전달했다. 대답은 “알겠다. OK!” 하지만 그는 다시 오지 않았다.

결국 김 이사장은 직접 그가 출장중인 중국 상하이까지 날아갔다. 베이징 호텔에서 무려 3시간여를 저녁도 굶어 가면서 복도에서 기다린 끝에 그를 만나 1시간 가까이 설득 작업을 벌인 것. 다음 날 새벽 비행기를 타고 돌아온 김 이사장은 이후 그를 제주에 ‘모시는 데’ 결국 성공했다.

JDC가 현재 펼치고 있는 사업들은 관광 교육 의료 과학 등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신화역사공원을 비롯, 첨단과학기술단지, 휴양형 주거단지, 서귀포 관광미항, 제주헬스케어타운, 영어교육도시 등이 6대 핵심프로젝트들. 이 중 자체 자본으로 진행중인 첨단과학기술단지는 분양을 통해 투자금도 회수 중일 정도로 진척이 빠르다.

또 쇼핑아울렛, 생태공원, 중문관광단지 확충, 공항자유무역지역,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 등 4개 전략프로젝트 계획도 수립돼 있다. 모두 공기와 물 좋고 기후도 좋은 제주의 천연 자연 환경을 활용하면서 면세 지역이라는 정책적 효과를 노린 계획안들이다.

JDC의 이런 사업 추진은 특히 공동 투자의 형식을 병행하면서 더더욱 가속도를 얻고 있다. 대부분 81%가 외자, 19%는 자기 자본 투자로 이뤄지는데 이는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통 땅을 개발하고 분양한다면 사기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20% 가까이 직접 투자하는데다 국가기관이라는 점에서 플러스 점수를 얻고 있다는 것. 이는 JDC가 제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입이 든든한 재정 뒷받침이 되고 있어서다.

특히 복잡한 인허가 과정 등 모든 행정적인 업무 처리를 JDC에서 다 완료해 놓고 투자 유치에 나선다는 전략 또한 그대로 적중하고 있다. “같이 투자해 주고 또 국가 기관이니 투자자들이 믿고 들어 올 수 있잖습니까!”

그렇다고 투자 유치 과정이 탄탄대로였던 것만은 아니다. 사업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적잖았던 것. 어디에서나 외국에서 자본이 들어와 개발사업을 한다는데 주민들 사이에 거부반응이 생겨나는 것은 사실 예상 가능하다.

“주민들이 ‘우리’한테 도움이 되겠냐고 의심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개발 사업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제주 도민들이라고 설득했습니다. 이를 위해 많은 대화 과정을 거쳐 풀어나간 것이 그의 해법. “제주에 돈이 들어 와야만 고용이 창출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이잖습니까!”

제주도에서 태어나 제주대교수와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거친 그는 제주 토박이다. 하지만 스스로가 밝히듯 이제 ‘제주 마인드’가 아닌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JDC는 제주도의 비전입니다. 이들 프로젝트를 앞으로 5~6년 내에 대부분 끝낸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본인 스스로 제주도의 디자이너 겸 세일즈맨 임을 자청하는 김경택 이사장은 “제주 개발 모델을 통해 제주도민의 삶의 질이 업그레이드 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전체 국가 경제가 튼튼해질 것을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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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