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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와 와인이 만나 '나라사랑'을 실천하다
뉴질랜드 대사 제인 쿰스 부부
인종·국적·나이·직업을 초월한 운명적 인연… 국가홍보 활동에도 부창부수



“사람들이 우리 부부를 너무 잘 알아 보세요. 뉴질랜드에 대한 성원과 우의의 표시라 생각해서 감사하죠!”

연예인이나 정치인 커플의 얘기처럼 들린다. 아니 뉴질랜드 대사 부부의 변(辯)이다. 바로 제인 쿰스 뉴질랜드 대사와 그의 남편인 팀 스트롱씨.

아내는 해외 주재 대사관의 대사, 그리고 남편은 재즈 싱어. 국적과 나이를 초월한 두 사람의 활동은 연일 서울 외교가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부부가 외교로, 그리고 또 노래와 예술로 뉴질랜드 마케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말 서울 강남의 한 재즈바에서 열린 행사. 뉴질랜드 와인을 국내에 알리기 위한 ‘뉴질랜드 와인과 재즈의 밤’이다. 이날 행사의 메인 콘셉트는 와인이지만 단연 무대를 장식한 것은 대사 남편인 스트롱씨. 재즈가수로서 음악을 통해 뉴질랜드와 와인을 홍보한 것이다.

초반부터 무대에 오른 스트롱씨는 연거푸 뉴질랜드 국가와 제품을 언급하며 ‘나라 사랑’을 과시했다. 그런 그의 마케팅 수단은 바로 재즈, 음악과 예술을 통해서다.

“음악이 사람들을 즐겁게도 하지만 저도 행복해요. 거기에 제 사랑하는 아내의 국가인 뉴질랜드의 외교와 경제 활동에까지 보탬이 된다면 절로 신이 나고도 남지요.” 이 날 두 시간 가까이 한상원 밴드와 함께 공연한 그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으면서도 힘든 줄 몰라했다.

비단 두 사람이 같이 모습을 보인 것은 비단 이번 만이 아니다. 뉴질랜드를 홍보하는 거의 모든 자리와 행사에서 두 사람은 항상 같이 활동하는 것으로 이름 높다. 특히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남편의 직업이 재즈싱어라는 것 때문.

“뉴질랜드 홍보에 톡톡히 도움이 됩니다.” 쿰스 대사는 남편의 도움과 자랑에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와인 뿐 아니라 소고기, 농산물, 관광 등 분야를 막론하고 남편의 예술 활동이 국가 마케팅에 힘이 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2006년 쿰스 부부가 대사 활동을 시작한 이후에 드러난 실적에서도 두 부부의 ‘활약’은 눈부시다. 일례로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 시장에는 단 하나의 뉴질랜드 와인만이 소개 됐었다. 하지만 지금은 무려 38개의 뉴질랜드 와이너리(양조장) 와인이 소개되고 있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뒀다.

또 뉴질랜드 소고기의 판촉이 활발한 것 또한 쿰스 대사 이후 두드러진 변화상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파동과 맞물려 조성된 시장 틈새를 놓치지 않고 뉴질랜드 대사관을 앞세운 전방위적인 마케팅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이 시장에서의 평가다.

특히 이 날 공연에는 버쉬바우 미국 대사도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물론 좌석에서가 아닌 ‘무대’에서다. 갑자기 무대에 오른 버쉬바우 대사는 스트롱씨의 재즈 음악에 맞춰 자신만의 드럼 실력을 유감없이 뽐낸 것. ‘저 사람이 미국 대사 맞냐’고 ‘충격에 빠진’ 일부 청중들은 쿰스 대사 부부와 버쉬바우 대사의 우정과 친밀한 관계를 확인하기에도 충분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1989년, 19년 전이다. 쿰스 대사, 당시 유엔 주재 관리로 뉴욕에 파견돼 있던 쿰스 주재관은 친구의 소개로 스트롱씨를 소개받았다. “뉴욕에 친한 친구가 있는데 좋은 친구가 있다고 소개시켜주는 거예요. 그 사람이 스트롱씨였어요.”

여러 친구들과 함께 공연도 보러 다니고 재즈 클럽도 찾는 등 데이트 시간을 가진 두 사람은 1997년 결혼에 골인했다. “첫 인상이요, 괜찮았어요. 당시 재즈클럽에서 가수가 ‘러브 송’을 불러 줬는데 그게 그만 현실이 돼 버렸네요.” 두 부부는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이후 쿰스 대사는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외교관 생활을 할 때에도 스트롱씨의 ‘재즈 협연’은 계속돼 오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스트롱씨가 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인 나라 중의 하나. 모스크바부터 시베리아까지 광활한 지역을 오가며 잦은 콘서트 투어를 벌였다.

“러시아에서 받은 명함이 50여장 밖에 안돼요. 다 매니저가 알아서 일을 처리 하느라 사람들과 직접 인사할 일이 많지 않았어요.” 스트롱씨는 하지만 한국에서 지낸 지난 2년여간 받은 명함만 5,000여장이 넘는다고 실토한다. “저희 부부를 알아 본 사람들이 너도 나도 명함을 건네시는 거예요. 한국사람들의 ‘직선적 성격’을 실감합니다.” 두 부부는 자신들을 알아보고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이 뉴질랜드에 대한 더 많은 홍보와 우의를 돈독히 하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뉴욕의 재즈와 한국의 재즈 음악을 비교해 달라구요? 글쎄요. 뉴욕은 전세계의 모든 재즈 뮤지션들이 집결하는 ‘멜팅 팟’(용광로)라고 할까요!” 스트롱씨는 자신이 활동했던 뉴욕의 재즈 무대에 대한 자부심을 감추지 않는다. “수천명의 재즈 음악가들이 오늘 밤도 공연하고 또 다른 음악가들은 무대를 얻지 못하고…그러겠지요.”

“저의 재즈 스타일이요? 하나의 레토릭이라 할까요.” 스트롱씨는 재즈의 가사에 따라 자신의 음악과 소리 등이 하나의 스타일로 나타난다고 표현한다. 뭔가 신비스러우면서도 마법과 같은 것이 자신의 음악 색깔이라는 것.

하지만 한국의 재즈 뮤지션들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같이 공연한 한상원 밴드를 비롯, 그는 이정식씨를 최고 재즈 아티스트중 한 명으로 꼽는다. “파워풀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한국 생활이 재미있습니다. 사람들과 친근하게 지내고…노래하는 것이 좋아요.” 뉴질랜드 관련 행사는 빠짐없이 다니는 그이지만 개인적인 음악 공연이나 발표에도 그는 적극적이다. 벌써 여러 장르의 뮤지션들과 다양한 굵직한 공연을 벌인 것도 수십차례 이상.

한편 그는 국내 영화에도 출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영화 ‘상사부일체’에서 배우가 악몽을 꿀 때 나오는 마피아 보스 역할을 연기한 것. “저는 재즈 뮤지션일 뿐 아니라 35년 경력의 영화배우입니다. 앞으로도 영화 출연 제의가 오면 기꺼이 할 생각이예요.”

“뉴질랜드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목축, 농산물, 와인 등 사랑한 만한 것이 많습니다. 사랑스럽게 바라봐 주세요.” 두 부부는 “되도록이면 한국에 오래 있고 싶다”며 “한국에서의 경험은 결코 못 잊을 추억이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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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8/05/09 13:23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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