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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무열 '제2의 조승우' 그의 색깔은 무채색
[문화계 앙팡테리블] (9)
개성발휘보다 작품과의 조화 우선… 뮤지컬·드라마·영화 종횡무진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



요즘 공연계에서 유망한 신예를 거론할 때마다 가장 자주 입에 오르는 것은 바로 '김무열'이라는 이름이다. 그가 거쳐온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그럴 만도 하다.

'지하철 1호선'으로 시작된 무대에서의 경력은 '알타보이즈', '쓰릴 미', '사랑은 비를 타고', '김종욱 찾기' 등 대박 뮤지컬의 리스트와 함께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별순검'과 최근 '일지매' 등 브라운관에도 얼굴을 내비치더니, 현재는 등급판정 논란을 일으킨 화제의 영화 '작전'에서도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 개성 강한 젊은 연기자들이 넘쳐나는 요즈음의 공연계에서 김무열은 그리 강한 개성의 소유자는 아니다.

장르와 관계없이 종횡무진 활동하는 신성에게 이러한 단언은 '막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배우 김무열'로 대표되는 어떤 연기, 어떤 노래, 혹은 어떤 작품이 아직 단번에 떠오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배우로서 그의 하드웨어는 훌륭하다. 그는 183cm의 키에, 선이 굵고 단정한 마스크, 수트가 잘 어울리는 근사한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 그뿐인가.

아직 젊은 나이를 감안하면 연기와 노래 실력도 상당히 안정돼 있다. 상대방과의 연기 호흡도 좋다. 이 정도면 어떤 방식으로든 김무열의 얼굴과 개성은 관객들에게 쉬이 기억될 만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에게선 어떤 특징적인 색깔을 찾아낼 수 없다. 배우로서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진한 개성의 결핍. 김무열로서는 서서히 '연기 변신'을 시도해봄 직하다.

게다가 뮤지컬계에선 그는 이미 스타라고 할 수 있고, 그렇게 스타가 됐던 다른 젊은 배우들처럼 이제 서서히 자신만의 색깔을 내기에 욕심을 낼 만도 하다.

하지만 뮤지컬 무대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의 색깔은 브라운관에서도 스크린에서도 한결 같이 무채색이다. 배우 황정민의 연기가 그랬던 것처럼, 그의 연기에서는 극 속 캐릭터만 보이고 '김무열'은 보이지 않는다.

이쯤 되면 그의 연기관이 '개성 발휘'보다는 작품과의 조화, (배우가 아닌) 캐릭터의 완벽한 표현에 있음이 드러난다. 그에게 붙은 '제2의 조승우'라는 별명은, 그래서 '평범해보이면서도 비범한 실력을 지닌 배우'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유난히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요즈음이지만 그의 관심은 '스타가 되는 길'이 아니라 더 좋은 연기를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겸손한 배우처럼 보이는 법'이라는 책이 있다면 그 첫 장에 나올 법한 정형적인 대답이지만, 모든 인터뷰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의 한결 같은 태도를 보면 역시 그답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는 '어떤 분야에서 연기를 하는가'보다는, 어떤 분야에서 연기하든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배우고 느낄 수 있는가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들어 학교로의 복귀를 생각하는 것도 연기 공부에 대한 갈증을 말해준다.

'김무열'은 아직까지는 '뮤지컬배우'와 함께 불릴 때 가장 익숙하게 들린다. 무대에 서있을 때, 그리고 공연을 되풀이하면서 자신이 연기하고 있는 캐릭터를 조금씩 알아갈 때의 그 느낌을 '너무나 감동스럽다'고 표현하는 그는 어쩔 수 없는 뮤지컬배우다.

오는 6월 말에 공연될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준비 중인 그는 오랜만에 서보는 큰 무대라서 떨리고 긴장된다고 말하면서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드라마나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조심스레 내비친다. 신예답지 않게 자신의 호흡을 가지고 신중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김무열. 쉽게 발견할 수 없었던 그의 개성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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