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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눈높이에 맞춰라"
[문화 CEO] 이한구 현대약품 회장
'아트엠콘서트' 음원서비스 아트센터 건립 등 편안한 문화 마케팅 주도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





1-아트엠 첫 공연때 캐주얼 차림으로 청중 가운데 앉아 감상하는 이한구 회장
2-현대약품 문화콘서트 '아트엠콘서트'가 지난 5월 21일 저녁 서울 청담동 '유아트스페이스'에서 열렸다
3-행사를 연출한 이강국씨


5월 21일. 서울 청담동의 한 갤러리. 윤명로, 송수남, 장연순 등의 작품을 감상하고 나니 재즈 선율이 펼쳐진다. 국내 최정상의 테너색소폰 연주자 정성조(전 KBS관현악단장, 서울예술대교수) 씨와 그의 아들인 베이스 연주자 정중화 씨가 주축인 정성조 쿼르텟, 그리고 재즈 피아니스트 임미정 씨의 공연이다.

공연 후에는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하는 와인 파티가 이어졌다. 초대된 한 치과의사 부부는 즉석에서 왈츠를 추었다. 이날 공연 제목은 ‘소통과 공감’.

미술, 공연, 와인을 한 번에

미술과 음악, 관객과의 대화가 어우러지는 이 환상적인 공연은 한 달에 한 번,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아트엠콘서트(Art M concert)’다. 사무실이 밀집한 강남의 한복판, 팍팍한 현실에서 잠깐 벗어나 음악과 미술, 문화로 삶의 여유를 찾자는 취지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만, 마니아 정도로 열정적이지는 않아요. 특히 현대 음악가는 생소하지요. 그래서 저 같은 관객이 공부하지 않고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 콘서트를 기획하게 된 거죠.”

‘아트엠콘서트’의 주최는 갤러리나 공연기획사가 아닌 제약회사 현대약품이다. 이한구 회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CEO가 공연 기획을?

그는 수십 년간 기업을 경영하면서 고객의 니즈(needs)를 생각하는 것이 몸에 밴 터라 직원들과 함께 간 공연장에서도 “이 사람들의 니즈는 뭘까?”를 버릇처럼 고민하게 됐다고 말한다. 공연을 볼 때마다 자신과 같은 40~50대 남성들이 혼자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때문에 가벼운 분위기에서 누구나 즐기는 공연을 만들자는 기획을 하게 됐다.

국내 수많은 기업이 메세나 운동으로 기업의 부를 문화에 환원하지만 대부분 갤러리 운영이나 단발성 미술전시회, 정통 클래식 공연에 치중되어 왔다. 때문에 일반 대중이 기업의 메세나 운동을 제대로 알지도 못할 뿐더러 ‘우리와 동떨어진 일’로 치부하기 일쑤였다. 기업의 최종 목표인 ‘고객 중심의 부의 환원’은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런 터에 재즈와 클래식이 접목된 갤러리 공연은 반갑기 그지없다.

“보통 40~50대 직장인들은 ‘오늘 기분이 울적한데 재즈 들으면서 한잔 하고 싶다’란 생각을 자주 하게 되죠. 물론 강남에 재즈바가 많죠. 근데 여기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 40~50대 직장인이 혼자 들어가 즐기지는 못하는 문화죠. 하지만 사람들 마음 속에는 이런 로망이 있어요. 사람들의 이 요구와 공연을 매치시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복합문화공간인 유아트갤러리에 부탁을 드린 거지요.”

전문콘서트홀이 아닌 미술관에서 공연을 가진 건 미술작품과 음악을 자연스럽게 함께 접하며 부담없이 문화예술을 즐기게 하려는 배려다. 관객은 1미터 앞에서 연주자의 숨소리를 들으며 공연을 관람한다. 공연 신청 역시 아트엠콘서트 홈페이지(www.artmconcert.com)나 전화를 통하면 된다.

“콘서트가 끝나면 와인을 마시면서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이 있어요. 연출자, 연주자, 관객이 가볍게 인사도 나누고 음악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이지요. 다른 콘서트에서는 별로 없는 행사이다 보니 관객 반응이 상당히 좋아요.”

지난 5월 21일, 첫 콘서트가 끝나고 색소폰을 연주한 정성조씨는 “첫 콘서트라 불안했고, 일반 공연장이 아닌 갤러리 콘서트라 또 불안했으며, 오늘따라 비가 많이 와 관객이 적을까봐 또 불안했다. 객석이 꽉 차있어 힘이 났다”고 말했다. 정씨는 콘서트 이후 다른 스케줄을 미루고 와인 파티에서 관객과 대화를 계속 나눴을 정도로 공연에 흡족해 돌아갔다.

6월 18일 2차 공연에는 클래식계의 동방신기, ‘디토’의 멤버 패트릭 지(첼로)와 기타리스트 드니성호얀센스, 아코디언 연주자 쏘냐가 함께 한다. 더 젊어졌고, 음악도 흥겨워졌다. 공연 제목은 ‘탱고, 태양의 여심’.

내년 아트센터 건립

현대약품은 ‘아트엠콘서트’ 외에도 홈페이지를 통한 음원 서비스도 하고 있다. 현대약품의 히트상품, 미에로화이바와 신제품 미에로뷰티앤에서 이름을 딴 ‘미에로뮤직’(http://www.miero.co.kr/mieromusic/miero_music.jsp) 서비스다. 세계적 음반사 유니버설과 계약을 맺고 현대약품 홈페이지 방문 고객에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는 현대약품이 대신 지불하는 방식이다. 국내 기업이 기업체 이름으로 고객을 대신해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최초다. 현대약품은 지난 4월에는 레이디 가가, 5월에는 테일러 스위프트, 6월에는 멜로디 가르도트 등 유명 아티스트의 정보와 노래를 제공해 왔다. 음악을 즐기고 덧글을 쓰면 추첨을 통해 해당 아티스트 앨범도 경품으로 준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 크게 발전시켜 2~3년 내에 음악 포털사이트를 만들 계획이에요. 매월 보완하고 있어요. 제가 음악에 관심이 있다 보니, 우리 직원들이 바쁩니다.”

내년 6월, 현대약품은 강서구 화곡동에서 강남구 논현동으로 둥지를 옮긴다. 이 회장은 그곳에 아트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아트센터를 베이스캠프로 삼아 공연을 비롯한 각종 문화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트엠콘서트가 인터넷 클릭 한번으로 누구나 신청할 수 있듯, 아트센터 역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제 경험을 빌어 말하자면, 전 이발소도 한번 갔던 곳만 가지 다른 곳은 잘 못 가겠더라고요. 이발소도 그러한데, 문화공간이라는 곳은 주눅이 더 들지요. 갤러리를 안 다녀본 분은 갤러리가 아무리 많아도 혼자 못 가요. 그래서 내년에 짓는 아트센터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하려고요. ‘음악도 듣고, 커피도 마시고. 거기 가면 편안하더라, 쉴 수 있더라.’ 그럼 고객들과 더 가까워지겠지요.”

미술, 와인과 함께하는 클래식․재즈 공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 무료 음원 스트리밍서비스.

이한구 회장의 문화 기획은 ‘문화는 삶의 일부분’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진다. 이는 또한 사회와 동떨어져 자기만의 성을 구축한 현대 예술이 대중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된다. 대중의 니즈를 읽는 눈높이 문화마케팅이 반갑다.

이한구 회장은…






1948년생

1973년 연세대 상경대학 경영학과 졸업

1974년 현대약품 공업주식회사 입사

1984년 현대약품 공업주식회사 전무이사

1988년 현대약품공업주식회사 대표이사

2007년 현대약품주식회사 대표이사(회장)

<경력>

2002~2003년 한국제약협회 윤리위원장

2003년~2006년 한국제약협회 이사

2003~2006년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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