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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 세계에 알리기 위해 뭉쳤죠"
클래식계의 F4 '비바보체'
세 명의 테너와 한 명의 바리톤 '일 디보' 뛰어넘는 성악 앙상블 평가





이인선 기자 Kelly@hk.co.kr
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



‘꽃보다 남자’는 이미 종방연까지 마쳤건만 그 열기만은 여전히 뜨거웠던 지난 5월 중순, 책상 위로 한 장의 앨범이 날아들었다. 네 명의 젊은 남자들이 앨범 자켓을 장식하고 있었고, 보도자료에는 어김없이 ‘클래식계의 F4’라고 적혀 있었다. 별 기대없이 음반을 들었지만 그들의 음성은 한 번에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에너지 넘치는 세 명의 테너와 한 명의 바리톤의 목소리는 완벽하게 어우러지고 있었다. 한국의 ‘일 디보’가 탄생한 것일까? 그들이 궁금했다. 6월 초, 마주 앉은 네 명의 미남 성악가-테리, 이엘, 루이, 구노-와 마주 앉았다.

그들에게 질문을 하기도 전, 테리의 제안으로 그들은 ‘문 리버’를 라이브로 불러주었다. 인터뷰 실은 금새 생기와 온화한 공기로 가득 찼다. 노래로서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했는지는 몰라도 여전히 궁금한 몇 가지는 남아있었다.

‘일 디보’를 있게 한 작곡가, 레나토 세리오

이탈리아 유학생이었던 네 명의 멤버는 소속사인 IMC 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었다. 성악의 대중성 확보를 위해 역시 성악가 출신인 소속사 대표는 젊은 성악가들로 구성된 앙상블을 구상했다. 그게 2년 전이다.

유학생활 중 사용하던 이름을 가지고, ‘승리의 함성’, ‘살아있는 소리’라는 뜻의 ‘비바 보체’를 팀명으로 정했다. 로마 주변의 중소도시부터 순회 공연을 시작했다. 비바보체의 1집 앨범 ‘온리 포 유’를 프로듀싱한 레나토 세리오를 만난 것도 로마에서 열린 세계문화축제 초청무대에서 였다.

레나토 세리오는 안드레아 보첼리, 사라 브라이트먼, 조쉬 그로번, 일디보 등을 탄생에 기여한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 알려져있다.

“저희가 ‘아리랑’을 불렀는데, 무대 뒤로 악보를 줄 수 없냐며 세리오 선생님이 저희를 찾아오셨어요. 다른 한국 가곡이 없냐시기에 ‘보리밭’을 즉석에서 불러드렸더니 악보를 주면 편곡을 해오겠다고 하셨죠. 그렇게 인연이 맺어져서 저희 앨범 프로듀싱과 오케스트라 지휘에, 작곡과 편곡까지 맡게 되신거에요.”(테리)

레나토 세리오는 녹음 직전까지 악보를 수정하면서 웅장한 ‘보리밭’을 완성해냈다. 비바 보체 멤버들이 오케스트라 연주만 듣고는 전혀 알아챌 수 없는 편곡이었다. “완성되고 나니까,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너른 푸른 평원에서 불어오는 산들 바람이 느껴지더라구요.”(루이)

첫 앨범, ‘온리 포 유’

비바보체 결성 후, 그들이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앨범 제작이 아닌 유럽 투어 공연이었다. 한국의 음악을 세계에 알린다는 점도 있었지만 적당한 앨범 프로듀서와 편곡자를 찾기 위함이기도 했다. 2008년 3월 레나토 세리오를 만나면서 앨범은 급물살을 탔다.

밀도높은 앙상블을 위해 네 명의 생활 패턴부터 맞추는 합숙 생활을 했고 여름, 세리오가 입국하면서 2주간의 레코딩이 진행되었다.

나폴리 깐초네, 오페라 아리아 같은 이탈리아 색채를 많이 넣었어요. 세리오의 신곡도 두 곡이 있고, ‘라 스트라다(길)’과 같은 영화음악부터, 한국가곡과 민요까지 세리오의 편곡이 이루어졌죠.”(이엘)

네 명의 성악가는 신곡과 편곡된 음악에 만족스러운 듯했다. 레코딩 기간이 짧아 하루에 세 곡씩 녹음하는 강행군을 해야했고 네 명 중 한 명이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녹음 해야했지만, 이제 그 기억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남게 되었다.

“아리랑을 녹음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전율을 이번에 노래하면서 느끼게 되었어요.”(구노)

#비바보체, 살아있는 소리

세 명의 테너와 한 명의 바리톤. 독특한 구성인듯 싶지만 세 명의 테너는 각기 다른 음색을 가지고 있었고 바리톤은 그 소리를 아우를 줄 알았다. “이엘은 미성에 반짝반짝 빛나는 고음을 가졌어요. 루이는 열정적인 음색을 가졌구요.

저는 부드럽고 서정적이고, 구노는 비바보체의 무게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습니다.”(테리) 바리톤이면서 베이스 라인을 맡고 있는 구노는 처음엔 부담을 느꼈지만 2년의 시간만큼 그들은 서로를 알아가듯, 소리의 균형도 맞춰온 듯했다.

곧 2집 앨범도 발매할 예정인 비바보체는 올 여름 예정되어 있던 스위스 투어도 잠시 미뤄두고 한국에서의 활동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이달 15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폴포츠의 공연도 함께 하기로 했다.

“어떤 공연이든지 공부가 되는 것 같아요. 작년에 목포에서 한 시간 떨어진 무안군에 초청을 받아 간 적이 있어요. 무대도 없고 음향시설도 부족했지만 오히려 그 덕에 관객과의 공감대가 훨씬 크게 느껴지더라구요.”(테리)

해외에서의 순회 공연 당시, 현지 언론에서 ‘일 디보를 뛰어넘는 4인조 성악앙상블’라는 평을 듣곤 했지만 그들의 목표는 일 디보가 아니다. 해외에 한국음악을 알리는 것, 국내에서는 새롭게 시도되는 성악 앙상블이 음악시장에 안착하는 것이다.

“해외에 한국음악을 많이 알리기 위해서 비바보체가 태어났거든요. 외국인도 오디션에 참여했지만 한국의 정서를 제대로 발현할 수 있는 사람은 한국인이니까요. 해외에서 공연할 때 반드시 한국 가곡이나 민요를 레퍼토리에 넣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한국의 음악을 세계에 알리는데, 저희가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죠.”(구노)

평균 나이 28세. 아이돌 그룹의 외모를 한 네 명의 젊은 성악가들은 포부를 말할 때만큼은 어느 순간보다도 진중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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