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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괴로움이 내 작품의 원천이죠"
[문화계앙팡테리블] (23) 소설가 윤이형
SF적 상상력 트레이드마크 다양한 서사 실험
겨울쯤 두 번째 단편집 출간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소설가 윤이형에게 이 코너의 이름, ‘앙팡 테리블’을 수식어로 붙이기엔 좀 멋적은 면이 있다. 1976년생, 그러니까 30대 중반인 이 작가는 이미 지난 해 몇몇 걸출한 문학상 최종심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익숙한 이름이 되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그는 아직 등단 5년 차에 <셋을 위한 왈츠&gt; 단 한 권의 소설집만을 내놓았을 뿐이다. 그러니까, 그는 이 소설집 한 권과 아직 책으로 묶이지 않은 몇몇 단편으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신인작가다.

“준비를 거의 안하고 등단했어요. 서른이 되고 너무 우울해서 6개월 동안 쓴 단편을 응모했는데, 덜컥 당선돼서 준비 안 된 상태로 시작했죠.”

대학졸업 후 출판사와 영화잡지 등에서 9년간 일하던 그가 등단한 건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서다. 이후 소설가로 전업한 그는 가장 가능성 있는 작가로 성장했다.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는 다양한 서사를 실험하는 면모가 엿보인다. 등단작 ‘검은 불가사리’는 1인칭 주인공의 목소리로 삶의 이면에 숨겨진 상처를 드러낸다.

‘피의 일요일’과 ‘안개의 섬’에서 작가는 인터넷 게임을 패러디한다. ‘판도라의 여름’에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SF적 상상력이 펼쳐진다. 한 권의 소설집에는 좀처럼 갈피가 잡혀지지 않는 말하기, 스타일을 논하기 어려운 다양한 시도가 하나로 엮여 있다.

“실험이란 생각보다는 ‘아직 많이, 다양하게 써 보아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에서 소설을 썼던 것 같아요.”

다양한 서사를 통해 작가는 꿈과 이상, 가상과 현실, 영혼과 육체 사이에 던져진 인간의 존재조건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난무하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 냉소적이고 비관적인 세계관은 윤이형 소설의 특징으로 꼽힌다. 그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그는 인생의 괴로움을 말한다.

“다들 조금씩 인생이 괴롭다고 느끼잖아요. ‘왜 괴로운가?’를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괴로움을 해결하고 싶어하는 성격보다는 붙잡고 늘어지는 것 같은데, 그래서 자연스럽게 소재도 그런 쪽으로 선택하는 것 같아요.”

2007년 소설집이 나온 이후, 그의 작품은 한층 환상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 해 황순원 문학상 후보로 오른 단편 ‘큰 늑대 파랑’을 비롯해 최근 1,2년 간 발표한 그의 작품은 대다수 SF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인터넷 게임을 즐겼던 그의 생활에서 얻은 소재들이다. 얼마 전 인터넷 게임은 ‘끊었’단다.

“두 번째 소설집은 첫 번째보다 색깔이 비슷한 작품으로 묶일 것 같아요. 아직 뚜렷한 취향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아마 환상 쪽으로 많이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환상문학(판타지 소설)을 좋아해서 그런 쪽을 쓰고 싶은데 아직 몸은 안 움직여지더라고요.”

올 해 겨울쯤 두 번째 단편집이 나오면 장편을 쓸 생각이지만 아직 화두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제 작품이 ‘재미있고 즐겁다’란 말도 듣고 싶지만, 아직은 현실에서 한계를 늘 생각하고 있어요. 괴롭고 힘든 단계를 밟아서 어렵게 행복에 이른다는 걸 나중에 돌아보며 기억했으면 하거든요. 두 번째 작품집, 장편도 그런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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