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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나특별법 제정… 문화발전 전환점 될 것"
박영주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
기업이 주도적으로 투자하고 정부는 세제혜택주는 것이 더 효율적





박종진기자 jjpark@hk.co.kr



한국메세나협의회가 국내외적 전환기에 새 수장을 맞이해 7월 초 출범했다.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은 메세나협의회는 지난 6월 말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을 제7대 회장으로 재선임,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한국메세나협의회는 문화예술 지원을 통한 사회공헌에 뜻을 같이하는 190여개 기업을 회원으로 둔 비영리 사단법인. 박영주 회장은 2005년 10월부터 박성용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후임으로 메세나협의회를 이끌어왔다.

'문화 CEO'로도 잘 알려진 그는 예술의전당 후원회 부회장, 국립현대미술관회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2005년에는 세계 권위의 문화예술상인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을 받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중요한 시기에 최적임자가 메세나협의회를 맡게 됐다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박 회장은 틈만 나면 문화예술 현장을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음악회나 미술전시, 영화, 연극, 무용 등 거의 모든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최근 메세나협의회 회장으로 재선임돼 그야말로 바쁜 중에도 그의 문화예술 발걸음은 여전하다. 얼마 전에는 제주도 사진작가 ‘김영갑 사진전’을 관람했다. 김영갑은 1985년 제주도에 정착해 2005년 루게릭병으로 사망하기까지 20년 간 제주도에서, 오직 제주도만 찍은 사진작가. “제주도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의 뛰어난 작품성과 함께 작가의 예술혼, 인생의 무게가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14일 만난 박 회장은 예의 넉넉한 미소를 지으며 협의회 일보다 ‘김영갑 사진전’으로 말문을 열었다. 여러 전문가다운 평에서 메세나협의회의 수장에 앞서 문화예술 생활인다운 풍모가 느껴졌다.

박 회장은 향후 메세나협의회 활동과 관련해 "기업과 일반국민 사이의 거리감과 단절감은 기업의 문화 지원을 통해 메우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지금까지 다져온 조직, 체계, 기반을 바탕으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이 좀 더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한 맥락에서 박 회장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메세나특별법’ 제정이다.

강력한 세제 지원을 통해 기업과 개인 등 민간의 문화예술 기부를 활성화하고, 문화산업의 뿌리가 되는 기초예술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안이라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세계가 본격적인 문화경쟁 체제로 돌입하는 시대에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분야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메세나특별법은 우리 문화예술 발전에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현재 국회 법제실에서 검토 중인 메세나특별법은 △문화예술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 △문화예술 관련 비영리법인에 대한 지방세 감면 △문화예술을 활용한 기업의 교육훈련비 세액공제 △문화접대비 손금산입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박 회장은 “정부가 문화예술을 진흥하려면 어차피 세금을 걷어야 하는데 그럴 바에는 기업이 주도적으로 문화예술에 투자하고, 정부는 기업에 대해 상응하는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세수가 줄어드는 절감 법안을 상정하는 것이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예술 지원에 세제 혜택을 주면 정부 입장에서 당장 세수 감소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것보다 사회적 효과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경우 관련법 제정 이후 문화예술에 대한 기업과 개인의 후원이 3억4000만 유로에서 10억 유로 이상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한국메세나협의회 '기업과 예술의 만남' 결연식


박 회장은 3년 임기 동안 추진할 주요사업으로 메세나 특별법 제정 외에 기업체와 문화예술단체의 결연 확대,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기업경영 노하우 전수 등을 꼽았다.

기업체와 문화예술단체의 결연은 박 회장이 지난 3년여 재임 동안 공을 들이고 성과를 낸 분야이기도 하다. 2006년 15커플의 결연을 시작으로 2007년에는 총 47개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과 예술단체의 결연을 이뤄냈고, 2008년에는 총 68개 커플이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는 기업과 일반국민 사이의 거리감과 단절감은 기업의 문화 지원을 통해 메우는 것이 가장 좋다는 박 회장의 소신에 따른 성과다. 같은 취지의 중소기업의 예술지원을 촉진하는 '중소기업 매칭펀드'가 활성화됐고, ‘찾아가는 메세나' ’Arts for Children' 등 저소득층을 위한 기업들의 공연과 예술교육 사업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박 회장은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경영교육과 관련해 "상당수 예술단체들은 공연에만 집중하다 보니 마케팅, 경리 등 관리가 허술하다"면서 "기업 경영의 노하수를 전수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이 일반적으로 시혜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기업과 예술단체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성장동력의 원천을 예술단체의 ‘창의성’에서 배우고, 예술단체도 경영에 예술이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전년 대비 11.5%)한 것을 제외하면 2002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럼에도 미술, 클래식 등에 편중된 현상은 달라지지 않아 소외 장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이에대해 박 회장은 “비인기 분야에 더 많은 지원이 갈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지만 기업들의 자발적인 선택에 맡겨두고 있다”면서 “문화지원 분위기가 성숙되면 장르간 차이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메세나특별법이 마련되면 기업뿐 아니라 개인의 문화기부도 더 활성화돼 다양한 장르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칠 즈음 박 회장이 이끌어 온 ‘이건음악회’ 행사가 궁금했다. 올해 20주년을 맞는 '이건음악회‘는 박 회장이 메세나협의회를 이끌기 전부터 문화경영 차원에서 시도한 선구적 모델로 매년 문화소외계층을 찾아서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다.

박 회장은 “그동안 해외 연주자 초청 공연이 많았는데 올해는 20회를 맞아 역량있는 젊은 피아니스트 김선욱 씨를 초청해 순회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가 문화선진국으로 가는데 큰 초석은 아니더라도 작은 디딤돌 하나 놓았다는 자부심이 있다”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메세나 활동에 동참하고, 국민들도 기업들의 문화예술 투자를 호의적으로 격려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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