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필립 한불상공회의소 회장'이제는…' 출간, 유럽인의 문화 향유와 라이프스타일 등 중점 소개

“왜 유럽인가? 우리한테 유럽이 아직 제대로 안보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책을 쓴 이유 중 하나이죠.”

프랑스에서 태어나 소르본(파리1대학)법대를 졸업한 변호사, 한국계 인사로는 최초로 주한외국상공회의소 회장 기록을 가진 인물. 이준 필립 한불상공회의소 회장이자 김앤장 소속 변호사가 최근 책을 펴냈다. 제목은 ‘이제는 유럽이다’

“일례로 EU는 지금 대한 외국인 투자 1위로 올라섰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한 금액의 40%에 달하는 규모죠. 그런데도 이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한국과 프랑스, 유럽의 기업, 투자는 물론 문화 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는 그는 “많은 한국인들이 유럽하면 관광이나 오랜 역사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아쉽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역사적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에 치우치다 보니 그만큼 유럽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그의 진단. 그래서 그는 기꺼이 펜을 들었다. 책은 클럽메드를 중심으로한 유럽인들의 소비생활, 유럽 축구의 눈부신 성장, 유럽인의 일과 여가생활 등 유럽인의 문화향유와 라이프스타일 등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더불어 유럽의 사회, 정치, 경제적 현안들을 다루는 것은 기본.

“우리나라가 더 발전할수록5년, 10년 전 보다 유럽에 더 관심을 가져야 됩니다. EU와의 FTA타결을 계기로 더 많은 기회와 교류가 이뤄질 전망인데 그런 가운데 문화, 경제적으로도 함께 할 일이 더 많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유럽처럼 젊은이들의 실업이 증가하고 노령화되는 것도 함께 고민해야될 문제이고요.”

유럽 기업들에 대한 서로간의 폐쇄적인 이미지도 고쳐야 할 사항으로 그는 지적한다 한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거나 역응로 유럽 기업들이 한국에 상륙할 때 쌍방간에 ‘쉽지 않다’는 인식이 지금까지는 팽배해 있다는 것. 이는 20여년 전에나 있었던 편견이고 FTA 이후로는 서로에게 공개적으로 많은 변화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많은 여성들에게 문화&라이프 상품 1호라 할 수 있는 화장품 분야의 강자인 프랑스 로레알의 총 매출중 내수 부문은 10% 밖에 되지 않습니다. 90%는 해외수출이죠.” FTA와 함께 프랑스나 유럽에서 한국으로의 수출입만 늘 것으로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투자도 크게 늘 것이라고 그는 예상한다. 더불어 프랑스 뮤지컬을 비롯, 문화적 교류도 더 활발히 진행되는 것은 당연사지.

절반은 한국인, 절반은 프랑스인인 이준 회장은 책 역시 절반은 불어, 또 절반은 한국어로 썼다. 프랑스어로 쓴 부분은 전문 통역의 도움을 얻어 번역된 것. 한국과 프랑스의 기업들간에, 또 다양한 문화 행사 교류에 힘쓰고 있는 그는 1년의 절반 이상 시간을 프랑스에서 보낸다.

그가 일하고 있는 한불상공회의소도 유럽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대학교와 대외정책연구센터가 공동 설립한 EU 연구센터가 앞장서 ‘유럽 배우기’를 주제로 한 한국인 세미나를 열고 있는 것. 프로그램의 모듈은 서울대학교와 한불상공회의소, 한독상공회의소, 주한 영국상공회의소, 주한 이탈리아상공회의소 그리고 한국과 유럽 기업임원진과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구성되었다.

참가자들에게 유럽의 역사, 기관, 정치, 경제 등의 배경지식과 비즈니스와 생활 문화의 차이를 조망해 보고, 유럽인 파트너와 좀 더 효율적으로 소통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강의의 목표.

”젊은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책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원래 유럽에 관심 없거나 생각하지 못했더라도 유럽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거든요.” 이준 회장은 “자유무역협정 타결로 양국 모두 큰 경제적 혜택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안보다 더 큰 문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글·사진=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