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디자이너 이광희수단서 봉사활동 중 기아와 빈곤 해결 위해 망고나무 자선사업 시작

연말이 다가오자 여기저기서 기부 소식이 들려온다. 대부분이 이벤트성 '반짝' 자선행사라서일까?

그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마음 한구석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얼마 전,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패션 디자이너 이광희 씨의 '아프리카 빈곤 퇴치를 위한 희망고(희망의 망고나무)'자선패션쇼는 남다른 점이 있었다.

그는 지난 3월, 탤런트 김혜자 씨와 함께 아프리카 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그 지역의 극심한 기아와 빈곤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현지에 망고나무를 심어주는 자선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망고나무는 아프리카의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랄 뿐만 아니라, 1년에 2번 열매를 맺는 장점이 있어요. 한번 자라면 100년 동안 열매를 맺는 희망의 나무이기도 하고요. 황량한 벌판에 드문드문 서있는 망고나무를 보면서, 여기저기 망고나무들이 뿅뿅 솟아나면 아이들 배가 안 고프겠지, 하고 생각했죠."

수단을 떠나오기 전, 그는 100가구에 망고나무 한 그루씩을 심어줬다. 귀국해서는 월드비전과 손을 잡고 망고나무를 심어주기 위한 모금활동을 벌여왔다.

망고나무 한 그루를 심는 데 드는 돈은 미화 15달러, 2만원 정도. 소디움 파트너스 정일선 대표, 리빙엑시스 최시영 대표, 인터그램 안동민 대표 등 그의 아이디어에 동참하는 디자인계 인사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 씨는 보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희망고' 사단법인을 준비 중이다. 지난 자선 패션쇼는 희망고 사업의 취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뜬 첫 삽이었다.

"목사였던 저희 아버지는 1950년대 월드비전과 함께 '등대원'이라는 보육시설을 세워 전쟁 고아들을 돌보셨어요. 어렸을 땐 저보다 고아들을 먼저 돌봐주던 어머니가 야속하기도 했었는데, 수단의 깡마른 아이들을 보는 순간 어머니가 떠올랐어요."

그의 소망은 더 많은 사람들이 '희망의 망고나무' 사업에 참여해, 아프리카에 듬직하고 키 큰 망고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이광희 씨는
1974년 이화여대 비서학과를 졸업한 뒤, 1976년 국제 패션연구원에 입학했다. 이광희 부띠끄 대표이며, 올해의 아시아 디자이너, 이달의 중소기업인상, 신지식인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자선패션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92년 봄여름 정기 컬렉션을 통해 무의탁 노인을 위한 기금 마련에 나섰고, 같은 해 송년 살롱 패션쇼를 통해 소년소녀 가장 돕기 성금을 마련했다.

이후 심장병ㆍ신장병 어린이 돕기, 루프스 환자를 위한 기금 마련, 북한 어린이 돕기 기금 마련 등 거의 매년, 자선패션쇼를 개최해오고 있다.



a> @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