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무원 백승진순수 국내파로 유엔 입성, 인류 평화·문화 발전에 봉사

"제3세계에 있는 유엔에 지원해 국제공무원으로서의 첫발을 내딛고 싶습니다. 세계 평화와 인권, 그리고 문화를 통한 세계의 소통에 봉사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남고자 합니다."

지난해 말 순수 국내파로는 유일하게 유엔(UN)이 실시한 국가별 경쟁시험(NCRE) 재정부문에 최종 합격한 백승진(28) 씨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백씨는 최근 강진으로 인한 대참사를 겪고 있는 아이티의 재앙을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의 지원을 이끌어 내고 있는 유엔의 활동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이럴 때 젊은이들이 아이티에서 자원봉사를 해보는 것은 자체 보람있는 일이지만 국제기구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습니다."

'88만원 세대', 취업난이 상존하는 현실에서 백씨의 지향이나 관심은 생소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한국이 1991년 유엔에 가입한 이래 이곳에서 근무하는 한국인은 꾸준하게 늘고 있어 2010년 1월 현재 유엔 사무국과 산하기구에 300명 이상이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백씨가 지원한 재정분야는 지금까지 13명만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국제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점증하고 있다. 사회에 나서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이상을 국제사회에서 실천하고 한국의 위상을 제고하는데 국제공무원이 제격이라는 견해도 상당하다.

유엔에 진출하는데는 국제고시인 JPO(국제기구 초급전문가)를 비롯, NCRE, YPP(World Bank 입문시험), NETI(UNICEF 인재선발프로그램), LEAD(UNDP 인재선발프로그램), 인턴십, 자원봉사 등 여러 길이 있다. 백승진 씨가 합격한 NCRE는 최고 수준의 인재에 상응하는 근무 여건과 보수가 월등이 좋아 전 세계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백씨의 NCRE 합격은 그가 해외의 학위나 해외 근무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라는 점에서 후발 도전자들에게 용기를 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전문분야를 선택해서 스페셜리티를 갖추는 겁니다. 영어 실력은 그 다음이죠"

백씨는 대학 때부터 꾸준히 한 분야에 전력을 다해 전문성을 갖추라고 조언한다. 실제 그는 대학(고려대)에서 수학을 전공하면서 국제공무원을 목표로 미국선물거래사, 미국공인회계사 등을 합격하였다.

이후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국제 경제, 경영을 공부하면서 MBA를 수석으로 수료하였고 대학원 2년 차에 SSCI급 국제저널에 논문을 게재하였다. 또 KDI에서 열린 세계은행 국제컨퍼런스에 한국 대표 중 1인으로 참가해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백씨는 유엔에 들어가 아프리카에서부터 근무하고 싶다고 한다. 대학 때부터 관심을 가져 온 제3세계의 평화와 인권,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미래의 꿈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국제공무원 진출을 권유한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나아가 전 세계에 봉사할 수 있는 인생 최고의 값진 경험을 누릴 수 있다고 봅니다. 용기를 갖고 도전해보십시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