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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빛을 얘기하고 싶어요"

[문화계 앙팡테리블] (53) 소설가 정한아
2007 문학동네 작가상 받은 <달과 바다> 영화로 제작중
'구조가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작품의 전체적인 통일성에 있어서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2007년 문학동네 작가상에 붙은 이 심사평은 정한아 소설가의 작품을 오롯이 설명하고 있다. 발랄한 상상력과 유쾌한 입담이 넘쳐나는 오늘의 소설시장에서, 작가는 감각적인 문장도 기이한 발상도 없는 정직한 이야기를 쓴다. 이 이야기가 '전체적인 통일성에 있어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2005년 대산대학문학상으로 등단한 작가는 2007년 장편 <달의 바다>로 이 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이름을 알렸다. 스물넷에 등단했으니 말 그대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셈.

"저는 항상 재주가 없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소설이 재능으로 쓰는 게 아니라는 걸 저를 보면 아실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 작업실에 출근하면 하루 종일 소설을 쓰거나 읽는다. 작가는 어느 인터뷰에서 글쓰기 습관으로 "소설을 쓸 때 하루종일 컴퓨터 앞을 떠나지 않는다. 밥도 컴퓨터 앞에서 먹고, 잠도 컴퓨터 앞에서 잔다"고 말했다. 이 부지런함이 성숙한 작품을 일군 자양분이 된 게 아닐까.

장편 <달의 바다>는 입사시험에 번번이 낙방해 백수생활을 하고 있는 주인공 내가 우주비행사 고모를 찾아 미국으로 떠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고모가 보낸 일곱 통의 편지가 나의 일상과 교차하며 이어진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안정된 문체, 현실에 대한 긍정과 따뜻한 시선이 인상적인 이 작품은 현재 영화로 제작 중에 있다. 작가는 판권 계약으로 작업실을 얻었다.

이후 펴낸 단편 소설집 <나를 위해 웃다>는 결핍과 상실을 모티프로 쓴 8편의 단편이 묶여 있다. 키가 2미터가 훌쩍 넘는 엄마도(단편 '나를 위해 웃다'), 사창가에서 일하는 나도(단편 '아프리카'), 모두 결핍의 존재들이다. 이 결핍을 이겨내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무딘 감각이다. 작중 인물들은 굳은살이 박힌 가슴을 안고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그러나 이들의 삶은 절망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작가는 크게 되는 것만이 나의 의지라고 자신에게 속삭이고(단편 '나를 위해 웃다'), 허밍과 함께 돌아간 과거에서 비로소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단편 '휴일의 음악') 광경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제가 소설을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독자가 (소설을 읽고) 변했다고 느끼는 거예요. 대학시절에 플로뵈르와 헤르만헤세 소설을 좋아했는데, 스타일리스트로서 플로뵈르를 존경했고, 철학적이면서 사색적인 헤르만헤세 글에서 영감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런 소설을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문학동네 블로그에 <리틀시카고> 연재를 끝 낸 작가는 작품을 다듬어 가을쯤 내놓을 생각이다. 연재하는 동안 매일 찜질방을 가면서 힘을 냈다고. 작가는 "척 클러스가 '영감은 아마추어를 위한 것이다. 프로는 작업을 한다'고 했는데, 연재를 하면서 직업적으로 글 쓰는 걸 체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춘기 우울하고 절망하던 시절 저를 일으켜 세운 게 소설이었어요. 그래서 빛을 얘기하고 싶어요. '인간으로 살고 있어서 참 좋다', 이런 소설을 쓰는 게 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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