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신여진<부러우면 지는 거다> 출간, 9개 직업 프리랜서들의 성공노하우 담아

꿈은 생각만 하면 '꿈'에 불과하지만, 꿈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면 '현실'이 된다고 한다. 더욱이 한 직업만으로 10년 이상을 일해 오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 선뜻 엄두가 나질 않는다.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로 시작한 고민은 끝도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런 질문에 스스로 해답을 찾기 위해 방송작가 신여진은 <부러우면 지는 거다>(부즈펌)를 출간했다.

신여진 작가는 16년차의 베테랑 방송작가로, 지난해 방송 프로그램에서 도중하차하면서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간 방송작가로서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을 성공시켰지만 밀려오는 상실감은 어찌할 수 없었다.

실로 오랜만에 "내가 다른 일을 할 수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한다. 신 작가는 다른 분야의 프리랜서들이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성공한 프리랜서들은 어떻게 일을 해내고 있는지 등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직접 성공한 프리랜서들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다.

"저처럼 한 직업으로 일을 하다가 프리랜서로 변신한 사람들을 찾아다녔죠. 그들의 성공스토리는 저뿐만 아니라 사회초년생이나 이직을 하려고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신 작가는 나름대로 '직장인 생로병사'에 대해 정의를 내렸다. 그는 경력 6~7년 차가 되면 질풍노도의 시기가 오고, 9~10년 차는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시기이며, 14~15년 차가 되면 선택한 전공을 밀고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6~7년 차 때 일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면서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닌가를 깊이 생각했다. 그러다 어학연수와 여행 사이에서 고민하다 한 달 가량 일본 여행을 택했다. 그렇게 그 시기에 찾아왔던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9~10년차가 되자 실력 있는 후배들이 치고 올라왔고, 인생의 방향성을 잡아가야 했다.

그때 만들었던 프로그램이 KBS <해피투게더 프렌즈>다. 신 작가는 연예인들의 옛 친구를 찾아주는 이 프로그램으로 '2005년 방송작가상'도 수상했다. 말 그대로 전성기였다. 그러나 15년차가 되면서 또 한 번의 고민이 찾아왔다. '진정 이 곳이 내 자리가 맞는가?'라는. 그 기로에서 방향성을 잃어버린 게 오히려 책을 써보자는 동기부여가 됐다.

"프리랜서들의 삶에 대한 책을 쓰기로 마음먹으면서 업계 최고의 사람들은 배제했어요. 저 또한 업계 최고의 방송작가는 아니기 때문이죠(웃음). 다른 일을 하다가 방향을 바꾼 프리랜서들에 초점을 맞췄어요. 현실성 있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동기부여도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죠."

신 작가는 <부러우면 지는 거다>에 여행작가, 인터넷 쇼핑몰, 맛 칼럼니스트, 파워블로거, 클럽메이트, 푸드스타일리스트, 전문강사, 플로리스트, 방송작가 등 9개 직업의 스토리를 엮었다. 특히 전직 국회 비서관에서 여행작가가 된 오다나 씨, 전직 MBC 프로덕션 PD에서 맛 칼럼니스트가 된 김유진 씨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신 작가는 이들이 프리랜서로 변신한 사연과 성공 노하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또한 마지막에는 자신의 노하우가 담긴 방송작가의 길도 소개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새삼 자신의 직업관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가졌다. 그러면서 자신의 방송작가 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 프로그램도 맡았다.

KBS <청춘불패>와 KBS 라디오 <캔의 미스터라디오>는 신 작가에게 변화를 가져다 줬다. 책 속에서 누누히 언급했던 도전과 자신감을 다시 느꼈다. 농촌을 새롭게 비추고 싶었던 욕심은 <청춘불패>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캔의 미스터라디오>를 통해 작가로서 라디오 분야에 첫 발을 내딛는 도전을 펼치고 있다.

"저는 원래 환경학을 전공했어요. 지금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거죠. 사람들에게는 항상 '모멘텀(momentum)'의 순간이 있어요. 이 순간을 얼마나 잘 포착하느냐에 따라 운명은 달라질 수 있죠. 우연히 지나던 사람의 말 한 마디나 책 한 구절, TV나 영화의 한 장면으로도 인생은 달라질 수 있어요. 이 책을 통해 누군가가 인생의 전환점을 포착했으면 좋겠어요. '누군가가 부러워서 미치겠다'면 지금 바로 그 일에 도전해 보세요."

신여진 작가는...
<해피투게더 프렌즈>, <박수홍, 박경림의 좋은 사람 소개시켜줘>, <대결 노래가 좋다>, <불후의 명곡>, <좋은 친구들>, <서세원쇼>, <대한민국 1교시> 등을 집필. 현재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직을 맡고 있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