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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반은 개발과 자본화 극단적 사례"

신용목 시인
'작은 용산' 철거 막기위한 두리반문학포럼 첫 강사로 나서
서울 홍익대 앞 식당 두리반은 시민운동을 뜻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재개발에 따른 강제철거 명령, 그 철거를 막기 위한 일련의 사회운동 때문에 두리반은 이제 '작은 용산'으로 불린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부터 농성을 이어오고 있는 이곳에서 예술인들의 크고 작은 행사, 운동들이 있었다.

이제 문인들도 가세했다. 한국작가회의가 주최하는 두리반문학포럼이 지난 7일 시작됐다. 그 첫 강사로 나선 신용목 시인에게 문학 창작과 사회 참여에 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두리반, 문화적 소통의 공간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떠나기 전, '가망 없다'는 사람들 앞에서 계란을 깨트려 세워 보임으로써 투자를 설득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마치 그것이 상식을 깬 것처럼 회자되지만, 그 일련의 행동에는 '목적을 위해선 생명을 파괴해도 된다'는 생각이 잠재된 것이죠. 아메리카에 도착해서 인디언을 죽인 행동과 일맥상통합니다. 그것이 자본의 논리, 개발의 논리겠지요."

1시간 반의 강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 시대에 시인으로 산다는 것'이란 주제의 이 강연에는 시민운동가, 문학관계자, 인터넷을 통해 강연을 찾은 일반 시민 등이 모였다.

"두리반 사건은 개발과 자본화, 그것이 만드는 파시즘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고, 그 자본의 논리로부터 가장 멀리 나아가려는 게 문학이 아닌가 합니다. 계란을 세우려면 오래 품고 부화시켜서 병아리의 다리로 세워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문학을 통해 오늘의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이겠지요."

시인은 "욕망을 멈추지 않는 자본과 이에 저항하는 공간이 계속 살아 숨 쉬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2,3년 간 젊은 작가들의 사회적 발언과 활동은 눈에 띄게 늘었고, 이에 대한 담론도 활발하다. 대중강연 등 일련의 사회 활동이 작품창작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용산 참사 1인 시위, <6.9작가 선언> 등 작가들이 직접 움직인 것은 문학적 실천으로 대항하기에는 너무 엄청난 일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행동으로 옮기다 보니까 더 절실해졌을 테고, 비평계에서도 정치성을 드러난 작품을 찾다 보니 이런 이슈가 더 부각되었다고 보고요."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사실 2000년대 젊은 문인들도 4대강 관련 반대 성명 발표, 두리반 문학 경연 등 일련의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인의 사회적 활동이 과거 70-80년대에 비해 위축되어 보이는 까닭은 이들이 발표하는 작품에서 '정치성'이 직접적으로 도드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작가들은 삶의 현장을 취재의 대상으로 취급하지 않고, 그 현장을 단순 고발하는 작품을 발표하지 않는다. 이전 세대가 "최근 작가들은 정치적 고민, 사회적 행동과 작품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비판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한 젊은 창작자의 생각은 어떨까. 신용목 시인은 "방법적 차이라고 본다"고 입을 열었다.

"이제 문학작품에서 직접 대면하는 게 아니라 작품의 문맥 속에서 드러나는 것일 뿐이죠. 저는 모든 시는 정치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정치적인 것을 추출해내면서 마치 정치적인 시가 있고, 그렇지 않은 시가 있는 것처럼 분류하는 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요는 이제 작가들은 정치와 비정치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 문학을 투쟁과 선전의 도구로 쓸 생각이 없다는 것. 이것이 오늘날 문인들이 시와 소설을 쓰는 방식이다. 젊은 작가들이 홍대 앞을 놀이터 삼는 '홍대 세대'와 문학을 함께 사유하려는 이유다.

작가회의는 두리반의 강제 철거 명령이 철회될 때까지 한 달에 한 번씩 문학강연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8월에는 백가흠 소설가, 9월에는 김경주 시인이 강사로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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