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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에 대한 편견 깨고, 자립 지원"

빅이슈 코리아 진무두 판매국장
세계적 노숙인 잡지 한국판 창간호 발행… 다양한 사회사업 계획도
"빅이슈를 드는 순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노숙인 이라는 사실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겁니다. 그러니까 용기가 필요하죠. 그리고 그게 바로 빅이슈의 정신이에요."

세계적인 노숙인 잡지 빅이슈가 7월 5일 한국판 창간호를 냈다. 잡지의 대외홍보업무를 맡고 있는 진무두 판매국장(33)은 '빅이슈 판매사원(빅판)'을 하겠다고 영등포 사무실로 찾아온 한 노숙인과 상담 중이었다.

1권 팔면 노숙인 1600원 벌어

영국에서 창간된 빅이슈는 노숙인들이 거리에서 잡지를 팔고, 판매금의 53%를 가져가는 잡지이다. 잡지 한 권의 가격은 3000원. 한 권을 팔면 1600원이 노숙인의 수입으로 돌아간다.

진 국장은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하루 8시간 일할 것을 권유하고 있고, 1인당 하루 30부 정도를 판매목표로 잡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만 팔린다면 월 20일 근무기준으로 노숙인 판매원이 100만~12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영국에서는 빅이슈 판매사원으로 활동한 노숙인 가운데 약 5000명이 자립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사업이 잘 되어서, 많은 노숙인들에게 자립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고, 희망을 주었으면 해요."

서울에 살고 있는 노숙자만 해도 서울시 추산 3500명, 노숙인 사회단체 추산 1만 명이 넘는다. 빅이슈 코리아의 목표는 서울시내 50개의 지하철역에서 약 50명의 판매사원이 활동하는 것이다. 노숙자 수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일자리다.

진 국장은 "잡지가 호응을 얻고, 잡지판매를 발판으로 자립에 성공한 사람들로부터 노숙인들이 희망을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빅이슈의 목표가 노숙인들에게 단지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잡지판매가 유일한 수익원도 아니다. 그는 유료광고를 유치하고, 잡지를 기반으로 노숙인들의 자립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사회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요즘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홈리스 월드컵(Homeless Worldcup)' 행사 준비로 바쁘다. 매년 60여개 국의 노숙인들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경기로, 기업의 후원으로 이루어진다.

노숙인 잡지는 칙칙하다?

젊은 나이에 노숙인 잡지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진 국장은 개인적인 질문에 는 일체 답변하지 않고, 잡지와의 인연에 대해서만 설명했다.

"빅이슈 코리아는 노숙인 자립지원사업을 해온 비영리민간단체 '거리의 천사들' 내 사업단입니다. 저는 줄곧 거리의 천사들에서 일해왔고, 우리나라에도 빅이슈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온라인에서 '빅이슈한국판 창간준비모임'이라는 카페를 알게 됐어요. 그래서 카페에 가입했고, 거리의 천사들 및 카페 회원들과 2008년부터 창간준비를 해나갔죠.

비영리단체에서 노숙인 자립지원 사업을 해왔던 그는 노숙인에 대한 이해와 자립지원 노하우를 잡지에 접목시켰다. 그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더럽고, 위험하고, 게으른 노숙자는 전체 가운데 10%도 안 된다"며 "대부분은 훨씬 더 희망적이고, 깨끗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며, 유능한 분들도 많다"고 강조한다.

그런 이유로 그는 칙칙하지 않고 밝고 명랑한 사회엔터테인먼트 잡지를 구상했다. 외국의 빅이슈가 노숙인들의 목소리와 이슈를 주로 담는데 반해, 빅이슈 코리아는 사회이슈뿐 아니라 연예기사를 많이 다룬다. 그와 창간준비모임 회원들이 양해각서(MOU)체결을 위해 지난 4월 영국 빅이슈 본사를 방문했을 때, 창립자인 존 버드는 이 같은 잡지의 방향성에 대해 매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숙인을 보는 시야가 좁아요. 빅이슈 코리아를 통해 그런 편견도 바꾸려고 합니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연예기사뿐 아니라, 일반 매체에서 다루지 않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약자들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전할 거예요. 그런 콘텐츠는 세계홈리스자립지원 신문잡지협회(ISNP: International Network of Street Paper)와 공유하기로 했어요."

ISPN으로부터 받는 콘텐츠와 더불어 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 씨 등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재능기부도 받는다. 또 빅이슈 코리아에 소속된 취재가 자체적인 기사도 생산한다. 유명인들에게 사회적 질문을 던지는 코너도 구상하고 있다. 노숙인이 연애실패, 직장생활의 어려움 등으로 고민하는 젊은이에게 상담해 주는 '노숙인 상담코너'도 있다.

빅이슈(The Big Issue)는
바디샵(The Body Shop)의 공동창업자인 고든 로딕과 존 버드가 1991년 영국에서 창간한 대중문화잡지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노숙자가 판매하는 대표적인 홈리스(homeless) 자립지원 저널이다.

노숙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자활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이 잡지의 발행목표다. 잡지발행을 통해 자체적으로 이윤을 창출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회적 혜택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현재 영국, 호주,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나마비아, 잠비아, 대만, 한국 등 전 세계 9개국에서 독립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주간 발행부수가 약 16만부(영국ABC협회 2006년 발표 기준)에 달하는 유력 잡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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