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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뉴욕은 재탄생의 장소"

뮤지션 이상은
여행서 겸 에세이 <뉴욕에서> 출간 '문화관찰자' 역할 돋보여
뮤지션 이상은과 뉴욕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이상은은 뉴욕을 떼어놓고 자신을 말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두 존재는 무척이나 닮아있다. 변화무쌍하고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다.

이상은은 뮤지션으로서 올해 다섯 번째 책을 출간했다. 여행서 겸 에세이 <뉴욕에서>이다. 이상은은'문화관찰자'라는 독특한 시선에서 출발해 이 책을 완성했다. 지난 5일 열린 출판기념회에서도 뉴욕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뉴욕은 20대 초반에 나에게 문화적으로 충격을 줌과 동시에 최고의 20대를 보내게 해준 곳이에요. 그때 받았던 충격이 내 나이가 마흔이 됐는데도 아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상은은 <뉴욕에서>의 첫 장에 이 같은 글귀를 써넣었다. 20년 세월 동안 뉴욕은 그에게 무한한 감성의 놀이터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뉴욕에서>는 마흔의 이상은이 바라본 뉴욕이다. 사실 이상은은 1988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부른 '담다디'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후 그 인기를 뒤로 하고 유학길에 올랐다. 1990년 일본에서 공부하다 그 다음해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미국의 브루클린에 위치한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미술 공부를 했다.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면서 두려움을 느꼈어요. 그간 해왔던 글이나 그림, 음악 등을 하나도 할 수 없게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요. 그래서 20대 때 처음 뉴욕 땅을 밟았을 때 힘을 얻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용기를 얻기 위해 뉴욕을 찾았죠. 이번 14집 앨범 <스타 더스트> 작업도 뉴욕에서 진행했어요. 역시 이번에도 많은 것을 얻고 돌아왔네요."

이상은은 싱어송라이터로서 처음을 알린 1991년 3집 <더딘 하루>와 '하우스 비트'로 중무장한 1992년 4집 , <언젠가는>이 들어있는 5집 을 바로 뉴욕에서 작업했다. 그에게 뉴욕은 남다른 감정을 끌어올려주는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14집 <스타 더스트>가 일렉트로닉으로 아름다운 사운드를 자랑하는 건 그리 이상한 게 아니다.

이상은은 <뉴욕에서>를 위해 보름 동안 글을 쓰고, 사진과 디자인 등 작업시간을 더해 7개월을 소요해 완성했다. 여행서로는 세 번째. 독일 베를린과 스페인의 여행서를 내고 2년 만에 나온 책이기도 하다. 다른 여행서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문화관찰자'로의 역할을 충실히 실행했다.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영화감독을 만나 추천받은 극장이나, 윌리엄스 버그의 뒷골목을 샅샅이 뒤져 카페나 상점, 술집 등 20여 군데의 정보를 싣는 등 그간 소개되지 않았던 장소를 찾는 데 주력했다. 클럽과 갤러리, 박물관 등이 자세하게 설명돼 있어 마치 여행을 떠나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뉴욕 여행기라는 책이 홍수처럼 밀려드는 가운데 쇼핑지나 관광지를 배제하고 "주류의 문화가 아닌 비주류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이번 책 <뉴욕에서>를 발간한 느낌과 의미는.

비전문가의 책이라면 조금 의문스러운 면들이 있을 것도 같다. 부족한 지식과 경험이기는 하지만 '재미있게'라는 면에서는 나름의 방법을 알고 있어서 많은 지식을 지닌 주변의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도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을 했고, 완성도 있는 책을 만들 수 있었다.

<뉴욕에서>를 보면 길이나 장소 등의 위치나 리뷰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되어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에세이 형식으로 쓰는 것에는 자신이 있는 편이지만, 구체적인 길과 장소는 잡지사 출신의 편집자 박훈희 씨의 힘을 빌려 정리했다. <뉴욕에서>를 읽으며 집에서 상상으로 여행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분들을 위한 배려도 있다. 또 뉴욕에 가시는 분들에게는 독특한 시점의 가이드북이 됐으면 한다.

이상은에게 있어서 뉴욕은 어떤 곳인가.

재탄생의 장소다. 늘 언제 가도 성숙해져서 돌아오게 되고, 새로운 많은 것을 흡수하게 되는 정신적인 뷔페라고 할까.

이번 14집 앨범 <스타 더스트>도 뉴욕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았나.

컴퓨터로 음악을 만들기로 하고 뉴욕에 가니, (늘 뉴욕에서 작곡했을 때 느낀 것이지만) 스케일을 좀 크게 생각을 하게 됐다. 곡을 쓸 때도 아이디어나 영감 얻기가 매우 쉬웠다. 많은 정보와 문화예술, 손만 내밀면 여기저기에서 자극을 얻을 수가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이상은하면 가수이긴 하지만 화가, 작가 등 '종합예술인','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예술적 감수성이 남다른 이유가 있는가.

글쎄(웃음). 그저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즐겁다. 힘을 모아 한 가지만 만들면 더 좋겠지만 금세 싫증이 나서 이것저것 건드리다 보니 그런 말을 듣게 되나 보다. 하지만 정작 나는 그런 것에 대한 깊은 생각은 없다. '재미있겠다' 싶으면 무엇이든 해보는 것이 좋다.

현 가요계에서 이상은처럼 불혹을 자연스럽게 맞은 가수는 없는 것 같다. 그 비결은 무엇이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많이 웃고, 많이 울고, 많이 아팠던 것 같다. 고생도 많이 해보고. 그런 고생들이 그 당시엔 정말 싫었지만 반드시 얻는 것이 있었다. 비결이라면 '일부러 힘든 길을 가라' 정도다. 쉽게 빨리 성공하려다가 나중에 더 힘들어지는 것보다, 먼 길을 돌아가는 것이 훨씬 좋았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조언을 해도 듣는 사람이 별로 없다. 나는 선배들의 그런 충고를 믿고 걸어 온 것이 전혀 후회되지 않는다. 물론 많은 고생이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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