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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평 작곡가 "완성도 있고 충실한 곡 쓰고 싶어"

[문화계 앙팡테리블] (78) 곽태평 작곡가
ISCM 세계음악제 비회원 부문 최연소 당선, 새 국제콩쿠르 도전 계획
지난해 가을, 스웨덴에서 열린 ISCM(국제현대음악협회) 세계음악제에서 전해진 소식은 '한국 작곡계의 쾌거'로 여겨질 만큼의 경사였다.

현대음악제로는 가장 권위 있는 ISCM 세계음악제는 매년 세계 곳곳에서 출품한 곡 중 그 해 테마와 어울리는 우수 작품을 선정해 무대에 올린다. 기성 작곡가들이 출품하는 회원부문과 신진 작곡가들의 곡이 연주되는 비회원 부문으로 나뉘는데, 지난가을의 경사는 비회원 부문에서 일어났다.

그동안 회원 부문에서 한국 작곡가들의 작품이 무대에 오르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비회원 부문에서의 선정은 25년 만이다. 이 놀라운 소식의 주인공은 올해 스물다섯 살의 곽태평씨. 그는 당시 최연소 당선이라는 기록까지 껴안았다. 곽씨보다 앞선, 1984년의 주인공은 세계 음악계의 주목 받는 작곡가 진은숙씨다.

곽태평씨의 세계음악제 당선 곡은 바흐의 마태 수난곡에서 모티프를 얻은 'Redemptio for 8 Strings(구원)'이다. 서울대 작곡과에 재학 중이던 그가 학기마다 제출했던 실기곡 중 하나다. "곡을 쓰던 당시 심각한 슬럼프였어요. 1년 반 정도 제대로 음표도 못 그렸다고 할까요. 3학년 겨울 방학 내내 슬럼프를 극복하려고 이 곡에 매달렸던 기억이 납니다. 신앙에서 정신적 안정을 모색하던 중에 바흐의 마태 수난곡 중 하나의 코랄이 눈에 띈 거죠."

그의 작품 속에서 코랄은 음악과 신앙의 시작이자 마지막으로 그려진다. 수많은 왜곡과 굴곡 속에서 본연의 순수함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구원의 순간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곡은 ISCM 세계음악제 당선 전인 2008년 초 곽씨의 지휘로, 모 신문사의 신인음악회에서 한차례 연주된 바 있다.

당시 연주를 들은 김형주 평론가(한국음악평론가협의회 회장)는 '작곡자의 이지적 감각과 의욕이 대단한, 주목할만한 작품'이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이 곡은 9월 8일, 대한민국 작곡제전에서 다시 한번 들어볼 수 있다.

이면지에 음표를 끄적이며 피아노로 연주한 것이 9살 때다. 11살 때부터 본격적인 작곡 레슨을 받은 곽씨는 경북예술고등학교 재학 중 음악춘추콩쿠르 작곡 고등부 1위를 수상(2002)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에게 작곡의 기준은 명확해 보였다. "듣기 편한 현대음악도 중요하지만 저는 '취향'을 떠나서 음악 자체가 완성도 있고 충실한 곡을 쓰고 싶어요. 스스로 작품의 완성도에 확신할 수 있다면 연주되었을 때 청중의 반응이 좋으면 물론 기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작곡가로서 떳떳할 수 있을 겁니다."

군 복무 중 특별휴가를 받아 ISCM 세계음악제에 참가한 후, 지난 7월 초에 제대한 그는 내년 작곡과 지휘 공부를 위해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더불어 관현악곡의 소재를 찾고 있다는 그는 완성되는 대로 국제콩쿠르에도 도전해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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